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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동·면목동, 블록 '모아' 대단지 아파트 짓는다

  • 2022.01.13(목) 14:30

재개발 어려운 저층주거지 '모아주택' 3만가구 
지역단위 묶은 '모아타운'도…번동·면목동 시동
"도시재생이 떨어트린 삶의 질 높일것"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를 모아 개발하는 '오세훈표 모아주택'에 시동이 걸렸다. '재생'에서 '개발'로의 전환이 한층 더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기존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에서 나아가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을 '그룹'으로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관리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모아타운' 개념도 새롭게 도입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3만 가구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착공까지 2~4년' 모아주택, 3만 가구 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모아타운 시범사업지인 강북구 번동에서 '모아주택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까지 총 3만 가구의 양질의 신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모아주택은 이웃한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서 블록 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새로운 정비모델이다.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를 탈바꿈하기 위해 도입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저층주거지 면적은 131㎢로 전체 주거지의 41.8%를 차지하지만 이중 약 87%가 노후도 등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돼 있다.

이런 지역들은 좁은 골목에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돼 있어 주차난이 심각하고 불법 주정차로 차량 진출입이 어려워 화재에 취약하다. 저층주거지의 녹지율(3.4%)도 고층아파트 단지(40%)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모아주택은 저층주거지 소유자들의 필지를 모아 대지면적 1500㎡ 이상을 확보하면 추진할 수 있다. 공공기여와 국‧시비 지원 등을 활용해 지하주차장, 어린이집, 도서관 같은 기반 시설도 확충 가능하다. 

또 '소규모주택정비사업'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속도도 빠르다. 재개발 등 대규모 정비사업은 정비계획부터 사업완료까지 약 8~10년 걸리는 반면 개별주택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가 생략돼 2~4년이면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대상지역에 따라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 △소규모재개발 등 4가지로 구분해 추진한다. 이중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동의요건 100%로 사업기간을 평균 1~2년까지 단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택 모아 '타운'…번동·면목동부터

시는 '모아타운' 개념도 첫 도입했다.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10만㎡ 이내의 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소규모정비사업의 한계로 지적됐던 사업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활성화도 유도한다. 인센티브는 △공공시설‧기반시설 조성비 개소당 최대 375억원 국‧시비 지원 △2종(7층) 이하 지역 층수 최고 15층 완화 △용도지역 상향 △주차장 통합설치 지원 △공공건축가 설계 지원 등이다. 

시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집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강북구 번동(5만㎡), 중랑구 면목동(9만7000㎡) 2곳을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총 2404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강북구 번동(기존 357가구)은 우이천이 인접하고 주변 가로 여건이 양호하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녹지는 거의 없어 주거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재개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현재 5개 블록으로 나눠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2월중 이 일대를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5년까지 1262가구(임대 270가구 포함)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물 배치와 층수변화를 통해 5개 사업부지가 하나의 단지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지하를 통합해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가로 활성화를 위해 기존 도로 양측에 도서관, 카페, 운동시설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주차 대수는 129대에서 1344대로 늘리고 녹지율도 0%에서 12%로 올린다.

중랑구 면목동은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지역으로 면목역과 전통시장이 위치해 있지만 주차장 부족 등으로 생활 여건이 열악한 곳이다. 현재 6개소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개별적으로 진행중이다.

시는 면목역과 간선도로로 둘러싸인 약 9만7000㎡ 지역을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6년까지 약 1142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시가 직접 계획을 수립하고 중랑구가 사업시행주체와 함께 사업을 추진해 지하주차장 확보, 녹지비율 향상 등 전반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방치된 저층주거지, 모아타운으로 탈바꿈"

서울시는 올해부터 매년 자치구 공모(매년 1회)와 주민 제안(수시 공모)을 통해 연 20개소씩 5년간 모아타운 총 100개소를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는 이달 24일부터 3월2일까지 자치구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받아 시 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3월중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자치구에는 계획수립비를 보조해 신속하게 관리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시 통합심의를 거쳐 연내 모아타운(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국토부가 공모를 통해 지정한 13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후보지에 대해 주민의견 등을 수렴하고 계획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천구, 중랑구 등 일부 후보지는 이르면 2월에, 그 외 후보지도 올 상반기 중으로 관리지역 지정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지분쪼개기 등 투기세력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해 공모를 통해 지정한 소규모주택정비관리지역 후보지에 대해 올해 1월20일을 권리산정일로 고시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새롭게 선정되는 지역들은 공모 결과 발표일을 권리산정일로 고시한다. 

오세훈 시장은 "저층주거지의 약 87%가 노후도 등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돼 있다"며 "도시재생을 추진해왔지만 노후 주택들은 손대지 않아 오히려 저층주거지의 삶의 질이 떨어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1석5조의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서울시내 저층주거지들은 대단지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 살고 싶은 동네로 탈바꿈해 가겠다"며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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