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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실적 잔치에도 잠잠한 '래미안'

  • 2022.07.28(목) 13:58

[워치전망대]전부문 매출·영업익 전년비 상승
건설부문, 반년만에 연간 수주목표 73% 채워
도시정비 수주 '2건'불과…하반기 수주전 주목

삼성물산이 올 2분기 전 부문에서 '실적 잔치'를 벌였다. 상사, 건설, 패션, 리조트에서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하며 상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특히 건설 부문은 원자재난 등의 여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하고 신규 사업을 4조원 가까이 따냈다. 조만간 발표할 시공능력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건설사의 '얼굴'이나 다름 없는 도시정비사업에선 올 상반기 단 두 곳 수주에 그쳤다. 경쟁 건설사들이 올 상반기 수주잔치를 벌이는 속에서 '래미안'의 존재감이 흐릿해지는 분위기다. 하반기 참여할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다시 위상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설 부문, 아직 '효자'는 아니지만...

삼성물산이 최근 공시한 잠정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사기준 매출은 10조8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2조2710억원), 영업이익은 5560억원으로 30.8%(1310억원) 각각 증가했다. 

어느 하나 빠짐 없이 전 부분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삼성물산 측은 "경영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회사 전체의 매출과 영업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적 효자' 자리는 상사 부문이 차지했다. 

상사 부문의 2분기 매출은 5조4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1조1180억원), 영업이익은 1290억원으로 43.3%(390억원) 각각 늘었다. 핵심 품목, 우량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영업기능 다변화 등 사업 전반의 질적 성장이 주효했다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상사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삼성물산의 '실적 효자'는 단연 건설 부문이었다. 

건설 부문은 2018년 연간 77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사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달성을 이끌었지만 이후부터는 기여율(건설부문/전사부분×100)이 내리막길이다.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부문은 올 2분기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매출은 3조3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7000억원),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420억원) 각각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3분기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에서 비용 증가 등으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하면서 2016년 1분기 이후 첫 적자(-1300억원)를 기록했으나, 2021년 4분기(1330억원)에 바로 회복해서 올해는 분기 실적이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실적 기여도는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엔 기여율 62.3%(5400억원), 2020년엔 62%(5310억원)로 감소하더니 2021년엔 21%(251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올해도 1분기 28.6%, 2분기 27.9%에 불과하다. 

리조트 부문의 2분기 매출은 8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1390억원),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133.3%(320억원) 각각 증가했다. 파크 수요가 일부 회복되고 골프사업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패션 부문은 소비심리 회복세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군 실적이 증가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710억원) 오른 5150억원, 영업이익은 44.2%(190억원) 늘어난 620억원을 기록했다. 
반년만에 수주 목표 73%…정비사업은?

건설 부문은 특히 신규 수주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4조8730억원에 이어 2분기 3조6990억원을 신규 수주, 상반기만에 8조5720억원의 사업을 따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치 11조7000억원의 73.5%에 달하는 규모다. 

상반기 수주 사업장은 평택 반도체 3기(2조1578억원), 미국 테일러(Taylor·1조원), 베트남 복합발전(6148억원), 기흥 SDR(5906억원), 방배6 재건축(3696억원) 등이다. 

건설 업계에선 현대건설(상반기 연결 수주액 21조163억원) 다음이다. 이어 대우건설이 7조7719억원, GS건설이 7조7690억원 등 순이다. 

이번 실적 등에 힘입어 삼성물산이 조만간 발표할 시공능력평가에서 또다시 1위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부터 시평 1위에 등극해 이번에도 자리를 지키면 10년째 '왕좌'를 유지하게 된다. 

다만 건설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선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무지개 재건축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정비사업 수주에서 발을 뺐다가 5년만인 2020년 다시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선별 수주', '클린 수주' 등을 이유로 비교적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이 수 조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따낸 것에 비해 삼성물산은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원), 이촌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4476억원) 등 2건 수주에 그쳤다. 하반기엔 굵직한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전을 예고한 만큼 '래미안'의 존재감을 다시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물산이 하반기 수주 의향을 보인 곳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1216가구)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2구역(1537가구)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사직2구역(456가구) △울산 중구 북정·교동 B04구역(4080가구) 재개발 등 4곳이다. 

이중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과 도시재생에서 정비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사직 2구역은 1차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하면서 유찰된 상태로 재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울산중구 B04 구역에선 내달 현대건설과 '빅매치'가 예상되고 지난달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낸 한남2구역은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반기는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익기반을 확고히해 안정적인 실적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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