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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급등한 집값 '제자리로'…규제완화 무용지물?

  • 2022.11.19(토) 06:50

[집값 톡톡]서울 아파트값, 2주째 역대 최대 낙폭
강북·도봉 등 서울 7곳 작년 상승분보다 더 급락
매매수급지수 70선 붕괴…커지는 경착륙 '경고음'

지난해 역대급으로 급등했던 집값이 다시 제자리(?)로 내려앉고 있습니다. 실제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지난해 상승분만큼 집값이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간 가격 변동률로 보면 최근 들어 매주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하고 있기도 하고요.

얼마 전 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는데요. 경착륙을 막겠다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서울 -0.46%, 2주째 통계 이래 최대 낙폭 기록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47% 하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다시 한번 기록했습니다. 지난주(-0.39%)에도 전주(-0.32%)보다 하락 폭을 크게 확대하며 기록을 세웠는데, 이번 주에는 낙폭이 그보다 0.08%포인트 더 커졌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2주 전 아파트값 하락률이 처음으로 0.4%대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0.57%를 기록하며 2주 만에 0.5%대를 넘어섰습니다. 지방 역시 -0.37%를 기록하며 전주(-0.32%)보다 낙폭이 더욱 확대했습니다. 집값 그래프가 그야말로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모양새입니다.

서울 집값도 -0.46%를 기록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 폭 기록을 2주 연속 갈아치웠습니다.

서울 외곽 지역의 하락세가 특히 가팔라지고 있는데요. 노원구가 -0.74%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도봉구(-0.67%)와 강북구(-0.63%)의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서울 자치구 중 7곳(종로·중·성북·강북·도봉·은평·서대문구)은 지난해 오른 것보다 집값이 더 많이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강북구의 경우 지난해 11월 둘째 주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3.81% 올랐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집값이 4.91% 떨어졌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 하락 조정된 급매물에만 간헐적 매수 문의가 존재하는 등 시장 상황 악화하며 지난주 대비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착륙 경고음…규제 완화 효과 '아직'

시장에서는 이제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주택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내 주택시장을 진단하는 세미나를 열었는데요. 이 행사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와 주택사업 경력자 중 66%가 '주택시장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관련 기사: '부동산 침체기' 한목소리…"정부 규제완화 속도 내야"(11월 15일)

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R114가 지난 17일 내놓은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내년 상반기 주택가격이 하락할 거라고 전망했다고 합니다. 이는 2008년부터 약 15년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늘면서 매매 심리는 지속해 위축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18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2로 전주(70.7)보다 더욱 하락하며 지수 70선이 무너졌습니다. 수치로 따지면 지난 2012년 8월 첫 주(67.5)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런 와중에 한국은행은 내주(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또 높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부동산 시장의 심리는 더욱 위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지난주 서울과 과천 등 5곳을 제외하고 부동산 규제 지역을 일제히 해제하는 등 시장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죠. 과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가 앞으로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오락가락 부동산]③결국엔 서울도 규제 프리?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선 거래 현장의 중개사무소 등에서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이번에 규제지역에서 빠진 수원과 김포 등에서는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위축된 거래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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