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UAM)은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고 난이도 시험과 최고치 (안전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정기훈 항공우주연구원 K-UAM 그랜드챌린지 운용국장)
K-UAM 그랜드챌린지(GC)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 및 기업들이 UAM 사업 최우선 과제로 '안전'을 꼽았다. 인구밀도 높은 도심 속 하늘을 오가는 이동 수단인 만큼 안전 기준을 더 깐깐하게 세우고 관련 기술을 충분히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고흥에서 국토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K-UAM GC 참여기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UAM 추진 현황 및 상용화 계획 등과 관련해 질의를 받았다.
K-UAM GC 사업엔 총 46개 기업 및 기관(민간은 35곳)이 7개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를 비롯해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항공안전기술원, 4개 컨소시엄의 참여기업이 참석했다.
이들은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세우고 정비 동력 분산 시스템 적용, 저고도 정밀 기상 관측 예측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안전한 이동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기훈 항우연 국장은 "도심에서 요구하는 UAM 안전 수준은 10의 마이너스 9승(10억분의 1, 기체가 상공에 한 대 떠 있을 때 기준) 사고율"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타이트한 수직이착륙 항공기 기준에서 시험 항목을 따와서 지표를 만들었고, 민간 컨소시엄들이 이 시험을 먼저 통과해야 통합 운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7개 컨소시엄은 경쟁과 협력을 통해 UAM 산업 태동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증 단계별로 합격한 사업자만이 2025년부터 상용화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최승욱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 정기훈 항공우주연구원 K-UAM 그랜드챌린지 운용국장, 이승근 항공안전기술원 도심항공항행정책실장, 정경운 롯데지주 상무(부사장), 김정일 SKT UAM 추진 담당(부사장), 김철웅 현대차 AAM 사업추진단 상무, 정덕우 카카오모빌리티 UAM서비스팀장, 김동우 버티(VERTY) UAM 사업팀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 UAM은 안전이 관건인데 어떻게 준비 중인가.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나.
▲ (최승욱) 안전이 최우선이다. 조류 등 충돌 방지 관련해선 실증 프로그램에도 시나리오가 반영돼 있고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저고도 정밀 기상에 대한 관측 예측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이라 올해 4월부터 기상청 등과 함께 검토 개발할 예정이다.
다만 비행기도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진 않다. 기체 자체가 얼마나 안전한지 사전에 테스트를 거치는데 UAM도 항공기에 준해서 안전 인증을 받고 있다. UAM은 전기 동력 분산 장치가 장착돼 있기 때문에 모터가 일부 꺼져도 지상에 착륙할 수 있어 헬기보다 안전하다.
비행기처럼 낙하산이 제공되는지를 궁금해하는데, 낙하산은 고도 300~600m(UAM 운항 경로)에선 펴서 탈출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된다. UAM이 오토 베이스기 때문에 오히려 낙하산을 어떻게 펴느냐에 따라 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 (정기훈) UAM 도심에서 요구하는 안전 수준이 10의 마이너스 9승 사고율이다. 어디에서 날리느냐에 따라 이 기준이 8승에서 9승이 될 수 있다. GC에서 기체 안전성 시험을 먼저 통과해야 통합 운용으로 갈 수 있다.
수직이착륙항공기 기준이 타이트한 미국의 FAA(미국연방항공청), NASA(미국항공우주국)에서 시험 항목을 따왔고 여기에서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성능 지표를 완료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최고 난도의 시험과 최고치 (안전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 현재 오파브(OPPAV) 한 대로만 실증하고 있는데 기체가 부족하지 않나.
▲ (최승욱) 실증 시나리오를 만들 때 헬기를 이용해서 먼저 검증하고, 그다음에 UAM을 대표해서 오파브가 시나리오를 구현했다. 그 외 컨소시엄별로 다양한 외국 기체를 활용해서 실증했다.
- 국토부 예산 56조원 중 UAM 예산은 1200억원 뿐인데 부족하지 않나.
▲ (김정일) 현실적으로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주어진 예산 하에서 방법을 강구하고 있고 민간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간 기업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 GC를 통해 UAM이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보여주면 정부에서도 지원을 위한 여러 방안을 많이 준비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 (최승욱) 초기 산업 정착 활성화를 위해 공공 투자, 수요를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 목적 헬기 등 타부처 예산 활용해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7개 컨소시엄이 경쟁하는 구도인 건가.
▲ (최승욱) 기본적으로 경쟁이긴 하지만 생태계가 구축될 때까지는 협력 관계기도 하다. 통합 운영은 기체부터 시작해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 모두 포함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준을 이끌어나가고 있고 UAM 산업 태동 활성화를 위해선 기업들 간 협력 및 소통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최초 상용화는 컨소시엄 한곳만 할 수 있나.
▲ (최승욱) GC는 하나의 컨소시엄만 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다. 실증 단계별로 요구되는 것들이 있는데 만족시키는 컨소시엄이 상용화할 수 있는 것이다. 최상은 7개 컨소시엄이 상용화하는 것이고 최악은 1개 컨소시엄 상용화다. 수를 한정하고 있진 않다.
- 현대차는 1인승 AUM 기체를 만들었는데 추가 제작 계획 있나.
▲ (김철웅) 세계적으로 UAM 기체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회사가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이다. 조비는 2015년부터 시작했지만 현대차는 2020년에 착수해 만 4년 됐다. 올 1월 CES에서 양산 목표(2028년)를 공개하고 비행 시험, 인증 절차가 남아 있다.
좀 늦어진 만큼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결국 안전이다. 항공체가 허용하는 가장 최고 수준이 10의 마이너스 9승 사고율이다. 인증 기관이 어떤 기준을 설정하더라도 10의 마이너스 9승을 목표로 가정하고 개발하고 있다.
- SKT 컨소시엄(K-UAM 드림팀)의 구체적인 실증 일정은.
▲ (김정일) 조비 기체 투입 시점은 여러 변수가 있다. 조비에서 제작 중인 한국 GC 기체는 4월 제작 완료 예정인데 제작된다고 바로 한국에 투입될 순 없다. 현지에서 수많은 안전성 테스트, 플라잉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테스트가 얼마나 빨리 완료되느냐가 첫 번째 변수다.
또 국내에서 7개 컨소시엄이 GC를 수행해야 하는데 각각 기체 투입 시점이 다르다. 동시에 실증할 수 없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3월26일 본협의체 때 일정 등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 UAM 기체가 외국에서 인증을 통과 못했을 경우 한국에서 인증받을 수 있나. 또 컨소시엄 별로 몇 대의 기체를 확보할 계획인가.
▲ (김정일) 원칙적으로 미국, 유럽에서 TC(형식 증명)를 주지 않으면 상용화하지 못한다. 다만 예외사항이 있을 순 있다. 최근에 조비가 두바이하고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는데, 2025년 상용화를 위해 임시적인 운항 추가 조건으로 계약했다.
가령 100 정도의 바람 세기를 견뎌야 하는데 두바이에선 50만 견뎌도 되게끔 하는 식이다. 정부에서 그런 방식을 채택할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기체 확보는 우선 실증은 한 대로 완료할 것이다. 초기에 얼마큼의 수요가 있고, 수익은 얼마나 낼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시기별로 규모를 어떻게 할지 내부 검토 중이다.
- 컨소시엄 별 특징과 강점은.
▲ (김동우, UAMitra) 대중적 수요성을 감안하면 화물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버티가 미들 마일에서 UAM 화물 운송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 (정덕우, UAM 퓨처팀) 통합 마스(Maas) 사업자로서 심리스(saemless·매끄러운)한 여정을 추구하는게 회사 목표다.
▲ (정기훈, K-UAM 원팀) UAM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안전이다. 시장이 열렸을 때 고객들이 기꺼이 타게끔 하는 게 컨소시엄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다.
▲ (김정일, K-UAM 드림팀)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해 기체를 갖고 있다. 가장 먼저 상용화에 대한 부분을 선보일 수 있는 게 차별점이다.
▲ (정경운, 롯데컨소시엄) Technology for better life(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이 목표다. 고객의 관점에서 최상의 UAM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