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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오피스텔 살아난다?…'분모'가 줄었을 뿐

  • 2024.05.09(목) 08:08

전세사기·규제완화 속에 월세는 '상승세'
수익률 2년5개월 만에 5%대 회복했지만
매매·전세는 '찬바람'…"투자 주의" 여전

'운다? 웃는다?'

오피스텔 시장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섞여 나오고 있다. 고금리, 전세사기 등 여파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오피스텔 전세 및 매매 시장이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월세 가격만 높아지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적고 주택 신규 공급이 줄어 월셋값이 오른 데다, 규제 완화까지 맞물리자 임대 수요가 붙는 추세다. 다만 '오피스텔 포비아'가 남아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오피스텔 월세, 무슨 일이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 5.30%로 전월(5.27%) 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2020년 6월(5.4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오피스텔 수익률은 2022년 3월(4.7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중이다.  

오피스텔은 집값 상승기에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부상하며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그러다가 2022년부터 금리 인상, 대규모 전세 사기 등을 겪으며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매매가격 하락 속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먼저 수익률의 '분모'인 매매가격을 보자.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 3월 0.18% 떨어져 전월(-0.15%)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0.10%), 수도권(-0.17%), 지방(-0.23%) 모두 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 측은 "오피스텔 시장 침체에 따른 투자대기자금이 증가하며 하락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국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같은 기간 0.07% 오르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개강으로 인한 학군 수요 감소 등에 따라 전월(0.08%)보다는 오름폭이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는 월세가격지수 10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0.10%), 수도권(0.11%)도 상승세를 나타냈고 지방만 0.07% 하락했다. '빌라왕' 등 대규모 전세 사기 여파로 보증금 미반환 공포가 커진 임차 수요자들이 '차라리 월세'로 돌아선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 추이./그래픽=비즈워치

1인 세대 증가도 오피스텔 수요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세대수는 750만2350세대로 전체 세대의 34.5%에 달했다. 1인 세대 비중은 2019년(30.2%)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수요는 늘어난 반면 신규 공급이 급감한 것도 월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 통계자료실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만3154실로 지난해(5만5949실)의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래봤자 찬바람 '투자 주의보'

임대차 수요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오피스텔 규제 완화까지 맞물리자 투자 관심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실제 움직임은 소극적이다.

정부는 앞서 1월 발표한 '1·10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와 내년 준공하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신축 오피스텔 및 빌라 등을 구매할 때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시장에서 가장 원하던 '주택 수' 규제도 완화해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도 빼주기로 했다. 매매가 기준 수도권은 6억원, 지방은 3억원 이하 대상이다.▷관련기사:"소형 빌라·오피스텔 사도 무주택 간주"(1월10일)

이에 소형 오피스텔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으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 들어 매매가격지수는 계속 하락세다. 전세 수요가 확 꺾이면서 '갭투자'가 어려워진 데다 전세 사기 사태로 인한 '오피스텔 포비아'도 여전해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3월 기준 0.11% 하락하며 전월(-0.05%) 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수도권(-0.07%), 서울(-0.12%), 지방(0.26%) 모두 전월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입주 포비아'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전세·월세가격지수 월별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전세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던 오피스텔 수분양자들 중에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결국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도 포착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은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의 분양권 급매가 속속 나왔다. 

일부 단지의 시행사와 금융사는 중도금 대출 만기 기한을 연장해주기도 했다. 여기에 자재비, 인건비 등이 줄인상 되면서 공사비 증액에 따른 공사 기간 지연이 입주 지연으로 이어지자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오피스텔 투자 시 시장의 추이와 함께 지역별 공급 물량, 금리 변동 등을 지켜보면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오피스텔 월셋값은 올라가고 매맷값은 내리면서 수익률이 많이 개선됐다"며 "특히 신축보다 월세가 안정적으로 확보돼있는 구축 중심으로 투자 안전성이 어느정도 확보된 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다만 높은 금리,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실효 수익률은 그닥 높지 않고 소형 오피스텔 외에는 주택 수 규제가 여전하다"며 "아울러 공급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월세 시장도 흔들릴 수 있으니 수급 현황 등을 충분히 파악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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