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보험으로 대신 갚고 돌려받지 못한 '채권잔액'이 올해 8월 기준 9조58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6815억원)과 비교하면 약 1300% 이상 폭증한 수치다.
15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648억원이었던 HUG 연간 대위변제액은 2023년 4조9229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월까지 집계한 금액이 4조2484억원에 달했다.
대위변제액은 HUG가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 등에게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 등을 대신 갚아준 금액이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대위변제액은 총 11조9400억원이다. 서울이 4조53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조1517억원), 인천(2조2306억원) 순으로 수도권이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이 증가하면서 돌려받아야 하는 채권잔액도 늘었다. 채권잔액은 2019년 6815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올해 8월 9조5869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채권잔액 증가율(242%)이 큰폭으로 올랐다.
회수하지 못한 채권잔액은 HUG가 손실로 떠안아야 한다. 2021년까지 3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던 HUG는 2022년 112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순손실 규모가 3조8598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2022년 35.4%에서 작년말 116.9%로 상승했다.
HUG에서 취급하는 보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개인임대보증 △법인임대보증 △분양보증 등 4대 보증이다. 최근 5년간(2019년~2024년8월) 대위변제액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8조447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임대보증(2조908억원), 법인임대보증(3701억원), 분양보증(2609억원) 순이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개인임대보증의 경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수도권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건수가 늘고 그에 따라 회수하지 못한 채권잔액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법인임대보증과 분양보증 채권잔액은 비수도권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법인임대보증 채권잔액은 전남이 5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483억원), 경기(398억원)가 뒤를 이었다. 분양보증 채권잔액은 광주가 66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244억원), 전북(220억원) 순이었다.
이춘석 의원은 "보증사고로 HUG의 대위변제액과 채권잔액이 증가하면서 HUG의 재정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증절차를 강화하고 채권 회수방안을 다각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