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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민주주의? 투표 아니라 숙의 거쳐야죠"

  • 2026.02.13(금) 16:19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신년 간담회
"'좋은 건축·좋은 도시·시민 행복' 목표"
단층주택 때 만든 일조권 등 규제 '리셋' 거론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13일 열린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기 시작하면 '공간 민주주의'를 생각해야 해요. 따로 사는 게 편한가, 같이 있어도 편한가. 내 것은 무엇이고 네 것은 무엇인가. 이런 것을 결정하는 곳이 신혼부부의 집이 아니라 공공의 공간이라면 상당히 신중해져야 하죠."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8기 위원회의 정책 목표와 중점 추진 과제,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마음대로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간 '민주주의'라고 해서 갑자기 투표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숙의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과정'이니까"라며 "무엇을 결정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어야 어떤 안을 채택하더라도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공간 민주주의는 △주인의식 △함께성 △관계성 △참여성 △진짜성 등 5가지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광역·기초단체장이 실적을 과시하기 위한 욕심에서 쓸데없이 만들고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아 흉물이 된 공공건축이 너무 많다"며 "공간 민주주의는 어떤 공간에 필요한 고유한 성격을 드러내게 하는 '진짜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제일 낮은 건축물"이라며 "외국 건축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런 국적 불명의 건축물은 달나라에 있어도, 인천 청라에 있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진짜성'과 무관해 전문가로서 비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애초 DDP 사업비는 800억원이었는데 마지막에 5000억원으로 뛰었으나 돈을 쓴 것에 비해 동대문 상권 기여, 내부공간을 제대로 쓰냐는 문제에는 의문표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다만 철거론에 대해선 "엄청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8기 위원회는 '좋은 건축·좋은 도시·시민 행복'이라는 큰 목표 아래 '건축 신(新) 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간 민주주의'를 높일 수 있는 국가건축정책을 발굴·실현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 1월13일 제1차 합동연석회의를 열고 '4뉴(New) 시대 전환'에 발맞춰 3대 국가건축정책 목표 및 9개 중점 추진과제를 의결했다"고 전했다.

'4뉴'는 인공지능(AI)·로봇·신공법 등 신기술과 리모델링·다양화와 같은 새로운 수요에 더해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일컫는다. 이런 변화를 고려해 국건위가 1차 합동연석회의에서 제시한 3대 목표는 △건축공간문화 자산확충 △건축산업 신 생태계 구축 △제도혁신 및 규제 리셋 등이다.

특히 그는 "단층 주택 시절에 만든 일조권 규제 등 낡은 규제가 굉장히 많아 우선순위를 정하기 힘들 정도"라며 "로봇 주차의 경우 지하 주차장 공사비 증가, 다세대 주택 주차난과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주차와 주차장에 대한 기득권이 견고하게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건축공간문화 자산 확충을 통해 국민 누구나 좋은 건축도시를 누리는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건축산업 생태계 견실화를 통해 디지털·AI·스마트 건축기술 혜택을 모든 지역 계층이 공유하고, 건축 관련 제도 혁신·규제 리셋을 통해 다양한 건축 유형과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유연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국건위는 건축기본법에 따라 2008년 출범, 국가 건축정책의 비전·목표를 제시하고 관계 부처의 건축정책을 심의·조정하며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대통령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다. 민간위원 19명과 정부 부처 장관인 당연직 위원 11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8기 국건위를 이끄는 김 위원장은 작년 9월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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