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기반시설이나 토지로만 이뤄지던 공공기여가 최근에는 건물이나 현금 납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러 기부채납, 공공기여 방식 간에 형평성을 가진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선택권을 주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정비사업 등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부채납과 같은 공공기여 방식을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사업성과 공공성 간 균형을 맞춰 민간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 확대 효과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공공기여, 직접 선택할 수 있게"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지속된 주택 공급에도 불구하고 세대수 대비 주택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택보급률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짚었다. 실제 서울 주택보급률은 2019년 96%에서 2024년 93.9%로 하락했다.
김 교수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간 주택 공급은 30만가구 가까이 이뤄졌다"며 "그러나 세대수도 그만큼 또 늘고 주택이 많이 멸실되면서 세대수 대비 실제 주택수는 9만가구 정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택보급률 100% 기준 서울에 25만가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주도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정비사업 등이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또한 평균 사업기간이 18.5년에 달하는 등 공급 기여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공공 주도 공급의 효과성 검토가 필요하다"며 "민간 부문 효율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 교수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가칭 '주택공급촉진지역'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수요 대비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일정 기간 주택공급촉진지역으로 지정해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의무 이행 방식을 예로 들며 공공기여 방식을 디벨로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공공성과 사업성 간 균형을 확보하는 개선안도 제시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해당 개발 구역에 직접 저렴한 임대주택을 지어도 되고 다른 구역에 건설해도 된다. 현금으로 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방식을 고안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공공기여 방식 간에 형평성만 담보된다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뉴스테이 등 기업형 임대 확대해야"
임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임대보증제도를 손질하고 유동성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2024년 기준 전국 임차가구율은 38.6%인데 이 중 민간임대 거주율이 29.8%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의 경우 임차가구율이 53.6%로 더 높은 만큼 민간등록임대주택 재고율을 높여야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인정 감정평가 목적, 보증 대상 등 제도를 개선하는 등 임대보증제도를 적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별보증 지원을 확대하고 미분양 안심환매를 지원하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이른바 '뉴스테이'로 불리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실장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을 변동성 크지 않게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주택도시기금 이외에도 다양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기업형 임대주택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조성태 국토교통부 민간임대정책과장은 "지난 2015년 도입한 뉴스테이의 경우 운영보다는 매각 차익에 초점을 두는 등 한계점이 있었다"며 "차익이 아닌 운영 기간 적정 수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장기간 거주 가능한 민간임대 공급을 위한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