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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받았던 그 공기업, 단숨에 두 등급 올린 비결

  • 2026.07.03(금) 08:46

HUG, 2년 조 단위 적자→ 1조원대 영업익
대위변제 줄고 채권 회수율 높여 실적 개선
최인호 신임 사장 드라이브에 분위기도 '업'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이뤄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유일하게 2계단 오른 등급을 부여받았다. 지난 2022년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실적에 의해 좌우되는 계량부문 점수가 크게 오르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치인 출신 최인호 신임 사장의 강한 드라이브도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3년 연속 '낙제' 평가에서 벗어나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직원들도 사기를 더욱 끌어 올리는 분위기다.

3년만 흑자 전환에 등급 '껑충'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25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HUG는 기존 D등급(미흡) 대비 2개 등급 상승한 B등급(양호)을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재정경제부 주관으로 88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절차다. 점수에 따라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미흡(E) 등 6개 등급으로 나뉜다. C등급 이상부터 기관 유형과 등급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D등급 이하 기관에는 성과급이 주어지지 않는다.

HUG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D등급을 기록했다. 기관장은 물론 상임이사·감사, 직원들도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25년 평가에서 한꺼번에 등급이 2계단 오르면서 B등급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31개 공기업군 중 2개 등급이 상승한 기관은 HUG가 유일하다.

등급이 수직으로 상승한 비결은 '실적 회복'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실적 등을 다루는 계량부문과 공공 기여, 정책 이행 성과 등을 판단하는 비계량부문으로 나뉜다. HUG는 2022~2024년 3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며 계량부문에서 큰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2023~2024년에는 각각 3조9962억원, 2조1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6월이면 '평가'에 울고 웃는 공기업 그 사람들(2025년6월30일)

그러나 올해는 1조57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 또한 2024년 -2조5198억원에서 2025년 1조5749억원으로 플러스가 됐다.

'조 단위 적자' 어떻게 회복했나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대위변제 규모가 줄고 채권 회수율이 증가한 점이 영업이익을 회복시켰다. HUG는 전세보증금을 떼인 세입자들에게 이를 대위변제해주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발생한 전세사기 사태로 인해 이 대위변제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 규모는 감소세다. HUG에 따르면 2023년 3조5544억원, 2024년 3조9948억원이었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1조7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1% 감소했다. HUG는 지난 2023년 전세보증 가입가능 전세가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면서 고위험군 보증 가입 잔액을 줄였다.

또 든든전세주택 매입 사업 및 인수조건변경부 경매 제도를 활성화하면서 채권 회수율을 높였다. 든든전세주택은 HUG가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되돌려주고, 경매 신청한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인수조건변경부 경매는 매수인이 임차권을 인수하지 않는 매각조건으로 진행되는 경매다.

HUG 관계자는 "2023년 전세보증 가입가능 전세가율 하향 조정 이후 부채비율(전세가율) 90%가 넘는 고위험군 보증 가입이 줄고 만기가 도래하는 2025년부터 전세보증 사고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다"며 "통상 경매를 통해 이뤄지는 채권 회수 또한 1~2년가량 시차가 지났고 든든전세주택 등을 통해 회수율을 높이는 데 힘쓴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증가한 채권 회수율은 HUG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채권 평가에서 비용 차감으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을 밀어 올렸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UG 영업비용은 -6507억원으로 전년 3조1662억원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보증영업비용이 2조8930억원에서 -9150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비용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돈을 들여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돈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관련기사:'전세사기 소방수' HUG, 매출 9천억에 이익 1.5조(3월31일)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사진=HUG

새 술은 새 부대에

지난 1월 새로 부임해 HUG를 이끌고 있는 최인호 사장의 존재감도 경영평가 상승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게 내부 시선이다. 최 사장은 제20·21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등을 맡았던 정치인 출신이다. 취임 이후 그는 'HUG 인증 우량전세' 데이터 제공, 임대주택 직접 공급 확대 등 주택시장 안정화에 매진하고 있다.▷관련기사:데이터 700억개 활용한 'HUG 인증 우량전세' 나온다(5월7일)

HUG 관계자는 "2025년 실적에 대한 평가지만 실제 기관에 대한 수검은 2026년에 이뤄지는 만큼 신임 사장 부임으로 달라진 분위기가 경영평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미분양 안심 환매 정책 등 정부 지원 성과 또한 비계량부문 점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3년 만의 등급 상승으로 올해는 월 기본급 기준 150%에 달하는 성과급도 받게 되면서 직원 사기도 고취됐다는 전언이다. HUG 관계자는 "2개 등급이 한꺼번에 오르기 쉽지 않은 만큼 기대감이 적었는데 그 이상 성과를 거두게 돼서 내부적으로도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며 "직원들도 그간 고생한 만큼 보상을 받았다는 생각에 사기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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