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과 '어벤져스'의 인기에 힘입어 엘사·안나·아이언맨·스파이더맨 등 디즈니 캐릭터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초 롯데마트가 겨울왕국 캐릭터를 이용한 문구와 욕실용품으로 동심(童心)을 흔든데 이어 홈플러스는 내달 3일부터 겨울왕국·아이언맨·트랜스포머 등 디즈니의 주요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 수영복을 선보인다.
대형마트가 디즈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불황에도 아이를 위한 씀씀이는 줄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과 관련이 깊다.
홈플러스는 강제휴무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디즈니 캐릭터 상품매출은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겨울왕국을 비롯해 월트디즈니의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이 흥행돌풍을 일으킨데 힘입은 것이다.
▲ 홈플러스는 내달 3일부터 ‘겨울왕국’ 엘사 캐릭터를 활용한 여아 수영복과 ‘아이언맨’ 남아 수영복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4만8000원이다. |
그렇다면 디즈니는 갖가지 캐릭터를 앞세워 국내에서 얼마를 벌어들일까. 한국에서 디즈니 캐릭터의 판권은 월트디즈니컴패니코리아(이하 디즈니코리아)가 갖고 있다. 월트디즈니아시아가 1992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디즈니(마블 포함) 캐릭터 사용업체로부터 순수입의 3~14%를 로열티로 받는다. 지난해(2012년 10월~2013년 9월) 디즈니코리아의 로열티 수익이 91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디즈니 캐릭터를 사용하는 국내 업체가 벌어들인 전체 순수입은 적게는 650억원, 많게는 3050억원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순수입이 이 정도면 실제 매출은 10배에 달할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관측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로열티 문제는 디즈니와 계약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즈니코리아는 이렇게 벌어들인 로열티 수익의 40~70%(콘텐츠 수익은 60%)를 본사에 지급한다. 이 회사가 2012년 본사에 보낸 로열티(분담금 포함)는 50억원 가량이었으나 지난해는 90억원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매년 순이익이 발생해 최근 5년간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은 159%에 달한다.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본사에 배당했다는 얘기다.
디즈니는 돈을 벌지만 정작 국내업체는 적자에 허덕이는 경우도 있다. SK그룹이 운영하는 텔레비전미디어코리아(이하 TMK)는 현재 자본잠식상태다. 국내 케이블방송에서 디즈니채널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SK그룹과 미국 디즈니가 51대 49의 비율로 출자해 2010년 설립했다. TMK는 설립 첫해 360억원을 증자했으나 매년 적자를 지속해 지금은 결손금이 200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콘텐츠 등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지만 SK그룹은 그렇지 않다. 더구나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으로 인해 SK그룹은 증자에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 TMK의 대주주가 SK㈜의 손자회사인 SK플래닛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SK플래닛)는 증손회사(TMK)의 지분을 100% 소유하든지 처분해야 한다. SK플래닛은 내년 9월까지 이와 관련한 결정을 내려야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TMK는 방송콘텐츠 확보차원으로 진행한 사업"이라며 "지분 처리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