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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승, 20년만에 대웅제약 회장되다

  • 2014.10.07(화) 11:36

대웅제약, 2세 경영 본격화

대웅제약 창업자 막내아들이 입사 20년만에 회장에 올랐다. 업계는 '혹독한' 경영수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창업주는 회장직을 막내아들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영수업을 함께 받았던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경영에서 손을 뗐다. 다만 아직 지분 문제가 불씨로 남아있어, 승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주회사인 대웅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윤재승 대웅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윤 회장의 아버지이자 창업자인 윤영환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윤 명예회장은 사내이사직도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슬하에 3남 1녀를 둔 윤 명예회장은 그간 둘째 아들과 막내아들을 두고 저울질해왔다. 무게 중심은 막내아들인 윤재승 회장에게 쏠렸다. 윤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사로 재직하다 1995년에야 대웅제약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그 뒤 1997~2009년까지 대웅제약 사장을 지냈다.

2009년 둘째아들 윤재훈 씨가 갑자기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윤재훈 대웅상사(현 B2B Marketing) 사장을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파격이었다. 미국 덴버대를 나온 윤재훈 씨는 현대증권 등을 거쳐 1992년 대웅제약에 입사했지만, 그간 동생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웅의 전무로 지내면서 맡은 업무는 ‘학술’이었다.

그와 함께 딸 윤영 씨도 등장했다. 이화여대와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나온 윤영 씨는 대웅제약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경영지원을 맡았다.

반면 12년간 대웅제약 사장을 지냈던 윤재승 회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형에게 넘겨주고 한직으로 밀려났다. 부회장직은 유지했지만, 업계에선 “윤재승 회장이 윤 명예회장의 눈 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윤재훈 체제는 4년을 넘기지 못했다. 2012년 윤재훈 씨는 대웅제약의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를 떠났다. 그 자리는 동생인 윤재승 회장이 다시 차지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재훈 씨는 십 년 넘게 지켜온 대웅의 전무이사 자리도 내어놓아야 했다. 그와 함께 윤영 부사장도 회사를 떠났다. 현재 윤재훈 씨는 B2B Marketing의 등기임원으로 있다. 경영 수업에서 완전히 배제된 장남 윤재용 씨는 대웅생명과학의 등기임원이다. 윤재승 회장을 제외한 3남매는 현재 대웅제약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09년부터 12년까지 회사가 성장하지 못했다”며 “명예회장은 둘째아들보다 막내아들이 더 적임자라고 여긴 듯하다”고 말했다.

승계의 마지막 관문은 남아있다. 지분 문제다. 현재 대웅의 지분은 윤재용(10.51%), 윤재훈(9.7%), 윤재승(11.61%), 윤영(5.42%) 등이 4남매가 나눠 갖고 있다. 윤재승 회장이 단일 최대주주지만, 나머지 형제들이 가진 지분이 총 25.63%에 이른다. 여전히 윤 명예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결정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윤 명예회장은 올해 보유중인 대웅 지분 9.21%를 모두 석천대웅재단, 대웅재단 등에 출연했다. 현재 대웅재단과 석천대웅재단은 각각 대웅 지분 9.98%, 4.95%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재단은 윤 명예회장이 좌지우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재단이 어느 형제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승계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윤 명예회장은 회장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매일 회사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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