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롯데의 ‘경영자문 수수료’와 세계적 커피 브랜드를 가진 네슬레 SA의 ‘기술 도입료(로열티)’. 어느 수수료가 더 비쌀까?
롯데의 경영 자문료와 네슬레 SA의 로열티가 한 ‘저울’에 올랐다. 지난해 양사의 합작법인인 롯데네슬레코리아(이하 롯데네슬레)가 출범하면서다. 저울의 무게중심은 네슬레 쪽으로 쏠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네슬레는 지난해 롯데푸드에게 경영 자문료로 5억60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맺은 경영자문계약에 대한 대가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롯데네슬레의 지분 50%을 513억원에 인수하면서, 경영자문계약도 체결했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진 당시 한국네슬레와 ‘커피 동맹’을 맺었다. 네슬레는 세계 1위 커피 회사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조원이 넘는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서 네슬레 시장점유율은 3.7%(2013년)에 불과했다. 지난해 롯데푸드는 지분 절반을 확보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사업초기 주도권은 롯데 쪽이 쥐는듯했다. 롯데의 막강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네슬레 초대 대표도 롯데푸드 출신의 이상률 대표이사가 맡았다. 사명도 한국네슬레에서 롯데네슬레로 바뀌었다.
롯데네슬레코리는 2011년부터 4년째 매년 수백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이 기간 네슬레SA는 로열티로 396억원을 챙겨갔다. |
하지만 실속은 여전히 네슬레가 챙기고 있다. 네슬레 SA는 지난해 기술도입료 등으로 76억8000만원을 받아갔다. 롯데푸드가 받아가는 경영자문료의 11배를 받아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롯데네슬레는 향후 30년간 지불해야할 기술도입료 절반인 408억4800만원을 네슬레SA에 선급금으로 지급했다.
로열티는 적자 늪에 빠진 롯데네슬레를 짓누르고 있다. 롯데네슬레는 지난해 22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는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네슬레SA는 지난 4년간 총 396억원의 로열티를 챙긴 것이다. 롯데네슬레 측은 로열티와 자문료에 대해 “경영상의 이유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