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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M&A]②대웅과 한올바이오 `시너지`는 어디서

  • 2015.06.06(토) 10:23

"영업, R&D 보완해 시너지 낸다"
`대웅의 투자액 과하다`는 우려도

"이번 지분 인수는 양사에게 모두 윈윈(Win-Win)이라 판단한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

 

대웅제약(이하 대웅)은 최근 한올바이오파마(이하 한올)를 인수했다. 지난달 29일 총 1046억원 규모의 한올 주식 총 1550만주를 취득한 대웅은 한올의 최대주주(지분율 30.21%)로 올라섰다. 대웅은 한올의 구주 600만주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신주 950만주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향후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먼저 두 기업이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해 한올의 신약개발역량과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사업 시너지를 낼 거라는 전망이다. 반면 사업이 시너지를 낸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올바이오파마의 토미포란. (출처: 약학정보원)

◇한올 "R&D 만큼은 지킨다"

 

한올은 연구개발(R&D) 중심의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1973년 설립된 한올은 단순 의약품 제조에서 연구·개발(R&D) 중심 제약 바이오 기업으로 변화하고자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의약품 관련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7%다. 한올은 15.6%로 평균의 4배 수준이다. 대기업(8.0%)의 R&D 투자 비중보다도 2배 높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수액제의 판권계약 종료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은 최근 3년동안 한올에 악재로 작용했다.

 

2010년 1069억원이던 한올의 매출액은 이듬해 877억원으로 급감했다. 742억원까지 감소했던 한올의 매출은 지난해에도 8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1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적자 흐름이 계속돼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최근엔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C형간염 치료제 `한페론`과 아토피치료신약 `HL009`는 기술수출이 지연됐다. 한올은 자금난 속에서도 연구개발비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꾸준히 투자해 왔다.

 

한올 관계자는 "오너가 평소에도 R&D를 강조하며 고집해 왔다"며 "이번 인수건도 회장님이 R&D를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웅제약과 구조조정을 거친 후에도 R&D 쪽은 한올의 김성욱 부회장이 이끌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최근 5년간 매출액과 연구개발비. (출처: 한올바이오파마 공시 자료)

 

 

◇대웅 "영업파워 높고 R&D 취약"
   

대웅이 한올에 '끌린' 것도 R&D 역량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웅은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을 국내에 대신 팔아주는 코프로모션(Co-promotion)으로 유명한 제약사다. 국내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는 중소병원과 의원을 상대로 한 영업이 녹록치 않자 영업력이 뛰어난 토종 제약사에 영업을 맡겨 왔다.

 

다만 '신약 개발'은 대웅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에서는 대웅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취약해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매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대웅의 취약점이 극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 대웅제약의 대표제품 '우루사'.

대웅 관계자는 "한올의 바이오의약품 공장과 대웅의 전문의약품 공장은 시설 설비 자체가 다르다"며 "한올과 대웅의 인프라, 기술력, 연구 프로세스를 접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과 한올의 주력 제품군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한올바이오파마의 매출액 상위 품목은 노르믹스(소화기계 항생제), 토미포란(항생제), 엘리가드(항암제)로 대웅제약에 없는 품목"이라며 "대웅제약이 판매하는 다이아벡스(당뇨치료제)의 개량신약인 글루코다운서방정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올은 연구개발비 조달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서 대웅이 신주 매입에 들인 566억은 한올의 연구개발비와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 '영업'+한올 'R&D'..시너지 날까?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평이다.

 

김태희 연구원은 "국내에서 임상3상 중인 아토피치료제는 부작용을 크게 낮췄기에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2008년부터 중국 진출을 준비한 '토미포란'도 오는 4분기 중국에서 발매가 예상돼 내년부터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대웅이 한올의 바이오신약 개발 역량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거라는 전망이다.

 

반면 이번 인수에서 큰 파급력이 생기지는 않을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웅제약이 신약 개발 성과를 얻는 것은 아직 '먼' 얘기라는 분석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800억 이상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으나 이익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시장 타겟의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임상 초기 단계로 R&D 비용을 지속적으로 수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웅제약은 2015~2016년에 걸쳐 총 2100억을 투자해 충북 오송에 cGMP 공장 건립 진행하고 있어 1000억 규모의 추가 투자가 공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웅은 한올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에도 바이오신약에 주력하는 한올의 회사 특성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대웅 관계자는 "성격이 서로 다르고 특장점도 다른 회사라 굳이 무리해가면서까지 합병을 진행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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