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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로열패밀리]④ 권토중래 도모하는 '비운의 왕세자'

  • 2015.08.02(일) 21:01

신동주, 아버지 내세워 '정당성' 주장
경영능력·조직장악 등 한계도 드러내
"동생 꾸지람 듣고 맞았다" 폭로戰 불사

 

왕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던 비운의 왕세자 '사도세자'에 비유되던 신동주(61·사진)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 당사자다.

지난달 15일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를 책임지는 자리를 맡으면서 비운의 왕세자로 끝날 것 같던 그는 아버지를 향한 석고대죄와 친인척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다시 롯데의 경영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31일 방송을 통해 공개한 '회장임명'이라는 문서에는 그가 일본 롯데뿐 아니라 한국 롯데까지 맡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서명과 직인이 찍혀있는 문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아버지의 육성녹음파일은 승계의 정당성이 동생이 아닌 자신에게 있음을 안팎에 과시하는 효과를 냈다.

그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장담하는 것도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의 뜻이 자신에게 있음을 입증하면 주총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우리사주)의 표심(약 32%로 추정)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이고, 그 다음이 우리사주로 이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며 "우리사주의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만으로 국내 재계 5위의 그룹을 물려받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단순히 지분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고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생인 신 회장은 2004년 한국 롯데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이후 20조원대의 매출을 80조원대로 끌어올리며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졌던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 매출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고만고만한 회사로 전락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데려온 금융회사 출신 쓰쿠다 타카유키 사장이 ▲투자를 꺼리고 ▲자기 사람 심기에만 주력했다며 화살을 전문경영인에게 돌렸지만, 사업의 최종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기변명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동생인 신 회장이 아버지의 사람으로 불리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등 조직장악력을 높여왔던 것에 비춰보면 신 전 부회장은 그만큼 '유약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이기면 지금의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설욕전에 나선다면 한일 롯데는 또한번 거대한 폭풍에 휘말릴 전망이다.

특히 한국 롯데는 신 회장 체제에서 추진돼왔던 각종 해외사업의 밑그림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 회장을 밀어내는데 명분으로 활용한 게 신 회장이 추진한 중국사업의 부실이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롯데의 앞날을 두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말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한국 롯데를 모르는 사람에게 한국 롯데를 맡긴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2일 신 총괄회장을 등장시킨 영상을 공개하며 추가적인 여론전을 폈다. 이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특히 "동생이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듣고 맞았다", "아버지가 많이 화가 나 (신동빈 회장에게서) 배상을 받아라, 교도서에 넣으라고 했다"는 등의 내용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측은 "정상적인 경영인이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기업이야 어찌되든 폭로로 분란과 싸움을 초래하며 그룹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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