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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넥타이매고 블라우스입고' 1만2천명 몰린 채용박람회

  • 2015.09.15(화) 18:20

신세계그룹, 파트너사와 인재확보 나서
중소기업임에도 3000만원대 중반 연봉

 

"대기업만 고집한 건 아닌데 잘 안되더라구요. 채용분위기를 알아보려고 친구와 왔다가 괜찮은 곳을 발견했습니다."

지난 1년간 취업을 준비한 20대 후반의 정상권(가명)씨는 15일 신세계그룹이 파트너사 115개사와 함께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채용박람회를 둘러본 뒤 직원수 60명의 식품유통회사 부스로 향했다. 이 회사 부스 앞에는 지원서를 제출하려는 남녀 10여명이 줄지어 서있었지만 정 씨는 개의치 않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그는 이날 오전 박람회장을 찾아 이 회사의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뒤 지원서를 내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정 씨와 같은 청년구직자 1만2000명이 몰렸다. 박람회 현장에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남성과 검정색 스커트에 단정한 블라우스 차림의 여성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입사의 첫 관문인 원서접수단계부터 점수를 따겠다는 의욕이 엿보였다.

 


각 회사를 대표해 나온 실무자들도 회사현황을 설명하고, 입사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판매직 신입은 월 140만원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엔 적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급여는 더 받을 수 있고요." (백화점 판매사원을 채용하려는 ㅇ회사 채용담당자)

부스 한쪽에 회사소개 동영상을 틀어놓고 소형 현수막을 설치해 지원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도 있었다.

"아무래도 서류만 보고 구직자를 평가할 때와 직접 얼굴을 본 뒤의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죠. 내부절차를 거쳐야 해 꼭 채용한다고 보장할 순 없어도 온라인 접수에 비해 이 곳에 온 분들이 더 유리할 순 있습니다." (영업·영업관리·전산인력 채용을 계획중인 ㅍ회사 영업팀장)

박람회에는 직원수 2만8000명의 이마트부터 전체 직원이 8명에 불과한 범호통상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모였다.

 

이마트와 신세계, 신세계건설, 신세계DF 등 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에 지원자들이 몰렸지만 도루코리빙·델리팜·데상트코리아·시세이도코리아·닥터마틴에어웨어코리아 등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이 회사들 중에는 대기업 초봉에 버금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의 급여를 제시한 곳도 여럿 있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건실한 기업임에도 인지도가 낮아 고민이었던 파트너사들에게 이번 박람회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올라온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오기 전에는 잘몰랐던 회사였는데 직접 와보니 호감이 간다"며 지원서를 챙겨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박람회를 계기로 향후 채용절차를 밟게 될 인원이 4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청년실업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로 치달은 지금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기본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거창한 계획보다 실천과 행동으로 지속적인 고용창출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2만명 이상을 직접 채용할 예정이다.

파트너사 대표로 참석한 윤석춘 SPC 대표는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많은 기업들이 생각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기업과 협력사간 상생으로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청년실업 해소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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