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사진 왼쪽) 롯데그룹 회장은 22일 신동주(오른쪽)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주장한 '한일 분리 경영론'에 대해 구시대적 발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분리 경영론'을 들고 나온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주장에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롯데그룹은 22일 신 전 부회장이 국내 언론사를 잇달아 방문해 "내가 일본을, 동생(신동빈 회장)이 한국을 맡던 옛날로 돌아가면 만족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롯데그룹 입장' 자료를 내고 "기업을 총수 일가의 사유재산으로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한일 분리경영을 이번 분쟁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라며 "이는 결국 롯데호텔 상장을 막아 롯데의 일본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과거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에서 해임된 것은 심각한 경영상의 과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과오로 지난해 12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적법 절차를 걸쳐 해임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가 언급한 신 전 부회장의 과오란 그가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승인 없이 POS시스템을 개발하는 일본 IT회사에 투자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을 말한다. 신 전 부회장은 총 870만달러까지 투자하기로 이사회 승인을 받아 놓고 이 회사에 임의로 30만달러를 더 투자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보고받은 신 총괄회장은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은 책임을 물어 장남을 해임했다. 우리 돈 약 3억원 때문에 아들을 일본 경영에서 내친 것이다.
이에 대해 SDJ코퍼레이션측은 "신 회장의 음해였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도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문제가 된 30만달러를 사재를 출연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롯데홀딩스가 거부해 무산됐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와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오랜 기간의 경영과실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롯데에 따르면 이번 경영권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는 올해 1월 이후 열린 3차례의 주주총회에서 모두 현 경영진과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롯데는 "동생이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도 반박했다.
롯데는 "신 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가족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화해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왔다"면서 "그러나 가족 문제와 경영은 분리돼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기업경영은 개인간 화해문제가 아니라 이사회와 주주 등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기업문화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