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사진) 전무가 부사장에 오르며, 3세 경영승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3일 하이트진로는 부사장 1명,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보 5명 등이 승진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 받는 ‘별’은 전무에서 승진한 박태영 부사장이다. 하이트진로 오너 3세인 박 부사장은 38살의 나이에 부사장에 올랐다.
그는 2008년 영국 메트로폴리탄대학에서 경영경제학을 졸업한 뒤 경영컨설팅 업체인 엔플렛폼(nPlatform)에서 인수합병(M&A) 팀장을 맡았다. 하이트진로에는 2012년 4월 경영관리실장(상무)로 입사했고, 그해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무에서 부사장 승진까지는 3년이 걸렸다.
이번 승진으로 그의 보폭은 더욱 넓어졌다. 2014년 박문덕 회장은 하이트진로와 지주사(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지분 승계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아직 박 회장이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9.4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지만, 박 부사장은 서영이앤티라는 회사를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보통주 27.66%와 우선주 2.59%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사장의 과제는 맥주 사업부를 적자에서 구해내는 것이다. 하아트맥주는 1996년 이후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지켜오다 2011년 오비맥주에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맥주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점유율을 넓혀가는 롯데 맥주인 ‘클라우드’와 해외 맥주의 공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회사 측은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의 통합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사업을 이끌어왔다”며 “올해 성공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실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경영전략실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이다.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온 박태영 부사장의 승진과 함께 최경택 경영전략실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는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경영전략본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산하의 신사업개발센터를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하이트진로 임원 인사 명단이다.
◇ 승진
▲ 부사장 : 박태영
▲전 무 : 최경택
▲상 무 : 장인섭, 김창규
▲상무보 : 이승돈·성동욱·최선규·정희준·권홍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