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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신화들의 '불편한 퇴장'

  • 2017.06.26(월) 17:16

미스터피자 회장 "갑질 논란 사죄..회장직 사퇴"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등 프랜차이즈 오너 잇단 사퇴

26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보복 출점' 등과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 =안준형 기자]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정우현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검찰이 본사 압수수색에 나선 지 5일만이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여러 논란과 검찰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 금일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목멘 소리로 말한 뒤 20초 가까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 회장은 1990년 이화여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연 뒤 피자헛을 꺾으며 승승장구해 피자 프랜차이즈 신화로 떠오른 인물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치즈 통행세'와 '보복 출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보복출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즉시 폐점하겠다"며 "식자재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는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 정 회장의 동생이 소유한 중간 납품업체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치즈가격을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본사의 횡포를 비판하며 계약을 해지한 점주들 매장 인근에 새 점포를 출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 회장은 1년전에도 머리를 숙였다. 작년 4월 정 회장은 서울 서대문구 한 건물에서 경비원의 뺨을 두차례 때리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당시 그는 경찰 조사에 앞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관리인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사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1년뒤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준비된 사과문만 읽은 뒤 자리를 떠났다.

정 회장을 대신해 나선 최병민 대표이사는 "다음달초 가맹점주 대표와 프랜차이즈 전문가를 모아 워크숍을 진행해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며 "허언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치즈 통행세를 가맹점주에 돌려주겠느냐'는 질문엔 "검찰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답을 피했다.

최근 사회적 물의로 물러난 프랜차이즈 대표는 정 회장 뿐만이 아니다. 이달초 치킨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은 여직원 성추행혐의를 받으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가맹점주들과 상생협력위원회 구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직원과 신체접촉은 있었으나 강제성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또 다른 치킨프랜차이즈 BBQ(비비큐)는 가격인상 논란으로 이성락 사장이 취임 3주만에 사임했다. 가격인상 과정에서 가맹점주와 광고비 문제 등을 매끄럽게 풀지 못한 한계점이 드러났다. 프랜차이즈업체는 아니지만 이날 패션브랜드 MCM 생산회사 성주디앤디의 김성주 대표이사도 협력업체 '갑질 논란'으로 사임했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오너나 본사의 잘못으로 인한 2차 피해가 가맹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 회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불매운동까지 일면서 일부 가맹점주는 매출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호식이 배상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오너의 추문이나 일탈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가맹본부와 경영진이 사업 전체에 피해는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가맹계약서에 피해 보상 조항도 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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