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 과연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CJ푸드빌은 올 초 핵심 캐시카우로 꼽히던 투썸플레이스의 분사와 함께 현금창출 능력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투썸플레이스의 공백을 어느 정도 채워줄 새로운 대체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부진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CJ푸드빌은 이에 따라 올해 뚜레쥬르를 비롯한 각 프랜차이즈 매출 확대에 주력하면서 그동안 공격적으로 진행한 해외 투자도 숨 고르기에 나설 예정이다. CJ푸드빌의 해외사업은 돈 먹는 하마이자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다.
◇ 투썸 빠진 푸드빌, 현금창출 능력 '뚝'
CJ푸드빌은 지난 2월 투썸플레이스 브랜드의 물적분할에 따라 처음으로 투썸플레이스가 빠진 성적표를 공개한다. 여전히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67.5% 가진 대주주여서 연결 재무제표에는 함께 반영되지만 별도 재무제표에선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물적분할 과정에서 차입금 중 14.4%(300억원)를 투썸플레이스에 넘기면서 부채비율은 낮췄다. 반면 현금창출 능력은 뚝 떨어졌다. 투썸플레이스가 그간 CJ푸드빌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조4275억원의 매출을 내고도 되레 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정도로 선방할 수 있었던 건 투썸플레이스 덕분이다.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부문만 별도로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829억원, 영업이익은 254억원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투썸플레이스 부문에서만 연간 2500억원의 매출과 34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볼 수 있다.
CJ푸드빌이 지난해 벌어들인 현금은 연결 기준 695억원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투썸플레이스의 연간 현금창출능력은 35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투썸플레이스가 빠지면서 올해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외형도 대폭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현재 CJ푸드빌이 보유한 매장은 총 2488개인데 이 중 40% 정도인 950개가 투썸플레이스 매장이기 때문이다.
◇ 투썸 분리는 '배수의 진'…2020년까지 홀로서기
그러다 보니 CJ푸드빌은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투썸플레이스 분할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채찍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잘 나가는 브랜드 하나에 매달리지 말고 각 사업 부문이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라는 주문인 셈이다.
CJ푸드빌은 이에 따라 뚜레쥬르를 비롯한 각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에서 매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허리띠도 졸라맨다. 특히 그동안 적자의 주된 원인이 된 해외 투자의 보폭을 좁힐 계획이다.
상황은 일단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우선 해외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4대 거점으로 꼽히는 광저우와 북경, 상해, 충칭에 물류기지를 구축하면서 큰돈이 들어가는 사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해외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뚜레쥬르의 수익성 개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CJ푸드빌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과 미국, 동남아 등 3개 지역에서 뚜레쥬르를 앞세워 해외 출점을 진행해 왔다. 현재 CJ푸드빌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430여 점포 중 70%가량이 뚜레쥬르인 만큼 이제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 홀로 지난해 90개가 넘는 점포를 해외에 신규 출점한 데다 중국 시설투자가 겹치면서 적자 규모가 컸다"며 "2020년까지 중장기 관점에서 해외 투자는 지속하겠지만 올해는 숨 고르기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