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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독식'…신라 '사정권'

  • 2018.06.22(금) 19:24

기획력 내세운 '통큰 배팅' 통했다 평가
점유율 20%대 껑충…신라와 2위 경쟁

신세계가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독식했다. 신세계는 연 매출 9000억원에 달하는 사업권을 한꺼번에 차지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반면 신라면세점의 경우 최종 후보군에 오르면서 업계 1위인 롯데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오히려 신세계가 턱밑까지 거세게 추격하면서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사촌 간 자존심 대결'에서도 정 총괄사장이 크게 웃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신세계, 신라 제치고 면세점 사업권 독식

관세청은 22일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특허심사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2개 사업권 모두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를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 나온 사업장은 DF1(향수·화장품 및 탑승동 전 품목)과 DF5(패션·피혁)이다.

이번 심사는 총 1000점 만점으로 진행했다. 앞서 1차 심사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정한 평가 점수를 500점으로 반영하고, 나머지 500점을 자체 평가하는 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1차 평가 500점 중 400점을 입찰 가격으로 정한 점이다. 이에 따라 가격을 높게 써낸 신세계가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입찰전에서 호텔신라(신라면세점)보다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콘텐츠 개발 능력'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세계 그룹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신세계는 두 사업권 입찰가를 신라보다 670억원가량 더 써내면서 강한 의욕을 보였는데 결국 이 전략이 통했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면세점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 신세계, 신라와 2위 경쟁…치열해지는 면세점 업계
 
사실 이번 입찰은 두 사업권의 연 매출이 총 9000억원이 넘는 대규모였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면세점 업계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와 신세계가 최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둘 중 한 곳이 두 사업권을 모두 갖게 되면 업계 구도가 요동칠 수 있는 대형 입찰전이었다.
 
그런데 면세점 업계 3위에 불과하던 신세계가 두 사업권을 모두 독식하면서 국내 면세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면세점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유롭게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롯데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2%에서 36%로 대폭 낮아졌다.
 
▲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점포 전경.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는 13%에서 단숨에 22% 수준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특히 신세계는 다음 달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중앙에 신규 면세점을 개장할 계획이어서 상승세가 더욱 탄력받을 전망이다. 반면 신라는 24%의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신세계가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2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1월에는 현대백화점이 강남 핵심 상권인 코엑스에 신규 면세점을 열면서 업계에 처음 받을 들인다"며 "중국 사드 보복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단체 관광객들이 다시 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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