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가 지난달 30일 '바디프랜드 브레인 마사지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국내 안마의자 대표 기업인 바디프랜드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인력을 속속 영입하고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상장기업'으로서 외형을 갖추기 위해 변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새로 드러나지 않는 한 바디프랜드가 무난하게 주식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몸값도 대어급인 2조~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헬스케어 대표주자로 나서려면 과제도 많다. 우선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진출과 다양한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둬야 한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만으론 성장성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신종 갑질'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경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직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주주가 벤처투자회사와 사모펀드인 만큼 언젠가는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대내외 악재에 따른 증시 부진도 변수다.
◇ 바디프랜드, 상장 절차 본격화
바디프랜드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청구하며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애초 올해 안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회계감리와 '신종 갑질' 논란 등으로 일정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긴 하지만 상장 자체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최근 실적과 성장 추이를 고려하면 주식시장 입성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3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지난 2013년 785억원에서 지난해 41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안마의자 시장점유율도 안정적이다. 안마의자 시장은 지난 2007년 200억원대에서 지난해 6000억원대로 급성장했는데 바디프랜드는 이 중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 전문인력 영입…해외시장 진출 가속화
최근엔 전문인력을 속속 영입하고,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9월 인수합병(M&A) 전문 인력인 함희준 전 다이와증권 전무를 영입해 글로벌전략본부 총괄 업무를 맡겼다. 같은 달 명품 브랜드 전문가인 이종규 전 크리스챤디올코리아 대표를 유럽 법인장으로 영입했다. 또 지난달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박태영 변호사를 글로벌법무실장에 앉혔다.
해외사업 확장 속도도 빠르다. 먼저 미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제품은 안마의자로는 최초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의 가정용 전자기기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뇌의 활성화를 돕는 이른바 '브레인 마시지' 기능을 안마의자에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엔 저주파 자극으로 운동 효과를 높이는 레깅스 형태의 EMS 트레이닝복 '바디프랜드 핏타임'을 출시하는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 사업 다각화와 기업문화 정비 등 과제
바디프랜드가 주식시장 입성 후 스스로 공언한 대로 헬스케어 대표기업으로 안착하려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해외시장과 신사업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한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만으론 헬스케어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계가 분명해서다. 바디프랜드가 최근 해외시장과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방증한다.
지금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다. 중국과 미국 내 자회사 모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수기와 매트리스 렌탈사업의 경우 시장 진입엔 성공했지만 신사업 역시 확실한 차기 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고성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변수다. '브레인 마사지' 등을 내세워 안마의자 시장에서 차별화와 고급화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계속 먹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기업문화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들어 직원들에 대한 건강 프로그램 강요 등 '신종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박상현 대표가 내부문건 외부 유출자를 징계하는 등 단속에 나섰지만 일부 직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는 전언이다. 기업문화는 상장 결격 사유가 되진 않지만 두고두고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장기업에 걸맞은 조직 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향후 인력 유출 등으로 기업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