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 연구개발 선두주자로 꼽히는 한미약품이 제약업계의 미래 가치창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영미 한미약품 상무는 지난 19일 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제4회 바이오 오픈 플라자'에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며 자사의 R&D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 상무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이점은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개발, 공동임상, 공동마케팅 등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개발 단계에 있는 글로벌 파이프라인 2만3500개 중 국내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908개로 약 3.9%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이 중 미국이 약 50%인 1만1000여개를 개발 중이며,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 일본, 중국에 이어 5번째에 달한다. 단순히 파이프라인 숫자뿐 아니라 한국이 갖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잠재력이 굉장히 크다는 얘기다.
특히 이 상무는 국내 제약업계의 매출 대비 R&D 비중이 9.2%인 반면 한미약품은 19%로 국내 1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사의 R&D 전략으로 플랫폼 기술*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꼽았다.
*플랫폼 기술: 기존 의약품 및 신규 타깃에 적용해 다수의 후보 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
현재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LAPSCOVERY)와 팬탐바디(PENTAMBODY),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3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효를 지속시키고 투약 편의성을 높인 플랫폼 기술로, 이 기술을 적용한 '롤론티스'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각각 스펙트럼과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팬탐바디는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지난 2017년 중국법인인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의 이노벤트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팬탐바디를 적용한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올해 말 즈음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 제제로 바꿀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2016년 이 기술을 도입한 미국 바이오기업 아테넥스(Athenex)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현재 주사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바꾼 '오락솔(Oraxol)'에 대한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이 상무는 치료영역 확장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이 주목하는 치료영역은 안과와 희귀질환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1월 미국의 안과전문 R&D 바이오벤처인 '알레그로'에 지분 2000만달러(한화 약 226억원)를 투자했다. 또한 망막질환 분야의 신약 루미네이트 공동개발 및 한국과 중국의 독점판매권도 확보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다케다와 노바티스, 사노피, 알렉시온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상무는 "한미약품의 오픈 이노베이션 다각화 성장 전략은 win-win 파트너십"이라며 "우리의 축적된 임상이나 기술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