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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안국약품 '제 색깔은요~'

  • 2019.04.19(금) 14:39

김맹섭 안국약품 신약연구소장겸 부사장 인터뷰
개량신약 전문기업서 신물질·바이오 등으로 확장

기업에도 색깔이 있다. 하얀색과 빨간색, 파란색 같은 표면적인 색이 아닌 저마다의 이미지와 함께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제약사들도 그렇다. 기술수출하면 한미약품이 대표적으로 떠오르고, 유한양행은 매출 1위 제약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동아제약은 '박카스', 동화약품은 '부채표' 등 내세우는 품목들이 회사 이미지로 떠오르는 제약사들도 있다.

이처럼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사업 방향이나 주력 품목에 따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중소·중견 제약사들은 대부분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에 갇혀 특별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어렵다.

안국약품도 비슷한 처지다. 그런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색깔 입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김맹섭 신약연구소장(부사장)을 영입하면서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등 내로라하는 대형 제약사의 연구소장을 맡아오며 연륜을 쌓아온 김 연구소장 주도하에 안국약품이 어떤 색깔을 만들어갈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맹섭 안국약품 신약연구소장 겸 부사장

지난 16일 인터뷰를 위해 서울 구로구 구로동 안국약품 본사에 있는 갤러리AG에서 전시작을 둘러보며 기다리던 중 연구소는 본사 반대편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자리를 이동했다. 본사와 도보 10분 거리에 떨어진 신약연구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든 생각은 '무슨 이런 곳에 연구소가…'였다.

안국약품 신약연구소는 용인, 마곡, 화성 등 특정 외곽 산업단지에 몰려 있는 다수 제약사들에게 'NO'를 외치며 나홀로 서울 시내에 자리하고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영화 제목처럼 안국약품은 서울 시내에서 무슨 연구를 외치고 있을까.

일단 가쁜 숨부터 고르라며 김 연구소장은 회사 소개부터 시작했다. 김 연구소장은 "안국약품은 올해 60주년을 맞는 중견 제약사로 지난해 매출 1800억원을 돌파했다"라며 "신약과 개량신약 매출이 63.4%에 달하는 R&D 전문회사"라고 소개했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천연물신약인 진해거담제(기침·가래 완화제) '시네츄라'와 테오브로민 단일 성분의 진해거담제 '애니코프', 항히스타민제 '루파핀' 등 신약이 31.4%, 고혈압 치료제인 '레보텐션'과 '레보살탄',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인 '레토프라' 등 개량신약*이 32%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과 안국약품을 대표하는 종합영양제 토비콤 등 일반의약품이다.

*개량신약: 오리지널 의약품의 화학구조 일부를 변형하는 염 변경, 약의 형태를 캡슐·정제·서방정·과립 등으로 바꾸는 제형 변경, 두 가지 이상 성분을 새롭게 합친 복합제 등을 말한다.

안국약품은 개량신약 전문기업답게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특허 심판청구를 124건이나 청구하며 국내 제약사 중 최다를 차지하는 등 차별화된 특허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안국약품이 개량신약에 특화한 회사라는 사실은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안국약품이 앞으로 만들어갈 색깔은 뭘까? 이 질문에 김 연구소장은 신물질과 바이오의약품을 꼽았다.

▲안국약품 파이프라인(사진=안국약품 제공)

김 연구소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60종의 개량신약이 탄생했는데 1위가 한미약품, 2위가 안국약품"이라며 "안국약품은 캐시카우인 개량신약에 전체 R&D 비용의 30%를 지속적으로 투자해 강점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70%는 신물질 및 바이오의약품에 투자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국약품은 지난 2004년 중앙연구소 설립 후 매년 매출의 8~13%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안국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은 20여 개에 달한다. 단기적으로는 호흡기와 순환기, 소화기, 대사성질환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항암제와 자가면역, 희귀질환 등 신약부문의 연구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특히 안국약품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인 에이프릴바이오로부터 두 개의 바이오베터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AG-B1511'와 성장호르몬 치료제인 'AG-B1512'다. 현재 진행 중인 동물시험을 마치면 임상시험을 거쳐 오는 2021년엔 기술수출(License Out, L/O)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국약품 신약연구소를 둘러보던 중 제품 연구에 한창인 연구원들을 볼 수 있었다.

김 연구소장은 "안국약품에 온 목적도 신물질로 바이오 연구에 주력하기 위해서"라며 "안국약품은 이미 2~3년 전부터 항체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고 시설과 연구개발 등에 더 많이 투자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소장은 "주요 제약사들이 갖고 있는 색깔이 있듯이 안국약품은 독특하고 새로운 형태의 R&D를 통해 바이오의약품까지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라며 "지금은 시가총액이 1500억~1800억원 내외지만 앞으로 1조원 더 나아가 3조원까지 늘리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지금은 꿈같은 얘기지만 자기만의 차별화된 색깔로 잘 색칠해간다면 성장은 금방 뒤따라 올 것이란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앞으로 안국약품만의 확실한 색깔을 책임질 든든한 자산으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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