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이나 처음처럼 등 전국 브랜드의 공세로 제주에서조차 입지가 줄고 있는 한라산 소주가 저도주를 앞세워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한라산 소주는 도수에 따라 초록색과 투명색으로 나눴던 기존 제품을 모두 투명색으로 통일해 정체성을 살리면서 '전국 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재웅 한라산 소주 대표이사는 5일 서울 중구 무교통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기업 소주업체들이 내려와 경쟁이 심해지고 지방 소주업체들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신제품인 한라산17을 통해 전국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라산 소주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소주업체다.
한라산 소주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 17도인 '한라산17'을 새로 출시했다. 기존에는 17.5도의 '한라산 올래'라는 제품을 초록색 병에 담아 팔았는데, 이를 투명색 병으로 리뉴얼한 셈이다. 기존 21도 제품인 '한라산 오리지널'은 '한라산21'로 이름을 바꿨다.
현 대표는 "저도주 시장 공략을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 투명병을 사용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면서 "투명병을 통해 정체성을 살리고, 이름도 '한라산'으로 통일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라산 소주의 제주도 내 점유율은 54% 수준이다. 과거 90%에 근접했던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참이슬 등 전국 브랜드가 지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한라산 소주를 비롯한 지방 소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라산 소주 역시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한라산 매출은 232억원으로 전년 241억원보다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15억원 흑자에서 1억원의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한라산 소주는 지난해 영업적자는 새 공장 준공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현 대표는 "재작년부터 서울 등 수도권으로 나가는 물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9월 신공장을 준공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220억원가량 투자를 늘리면서 나온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올해는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라산 소주는 제주도에서 내륙으로 운반하는데 드는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아닌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 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한라산 소주는 제주도의 천연 화산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고, 제주도의 청정한 이미지도 있다"면서 "이런 장점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며 다른 대기업과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