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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바이오 IPO③투자? 투기!

  • 2019.12.13(금) 11:11

신약 개발 성공은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기'
신약 후보물질 하나만 내세운 기업 '요주의'
공시 주시하고 파이프라인 근거해 분석 필요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관한 내용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시가총액이 수십조 원까지 오르는 스타기업이 나오는 등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 스타기업들을 중심으로 실패 사례가 잇따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다수 바이오기업들이 IPO에 도전할 계획인데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이번 핀셋 편에서는 바이오 기업 IPO의 특징과 현황, 이에 따른 투자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식에서 안전한 투자라는 건 없습니다. 언제 어떤 호재나 악재가 터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더 불안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들쑥날쑥하는 통에 많은 투자자들이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업종의 특성상 신약 개발이란 불확실한 미래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고, 그 단계별로 임상 성공과 실패, 기술수출 계약 체결과 해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르내리곤 합니다.

이에 지난 10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담은 참고자료를 내기도 했는데요.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상기시키고,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투자 판단을 당부했습니다.

문제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본질적 가치를 따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전통 제약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과 복제의약품 외에도 의료기기나 화장품 등 다양한 매출원을 가지고 있어 본질적 가치에 기반한 투자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바이오 업종은 다릅니다. 수익은 물론 매출도 거의 없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하나만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바이오 업종 투자는 투기에 빗대기도 합니다.  [관련 기사: 제품 하나 없이 시가총액 4조원?]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신라젠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신라젠은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인 '펙사벡'의 글로벌 간암 임상3상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10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현재는 8000억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신라젠은 사실 글로벌 임상이 무산되기 전부터 불안 징조들이 수차례 있었는데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핵심 연구 인력이 대거 이탈했는데 임상총괄과 의료총괄 외에도 사업부문 책임자까지 줄줄이 신라젠을 빠져나갔죠.

뿐만 아니라 한 임원은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발표 직전 자사주를 전량을 매도하고 회사를 떠났고, 신라젠 대표와 친인척들도 올해 초까지 주식을 대량 처분하면서 2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죠. [관련 기사: [기자수첩]신라젠 경영진 '돈잔치'…주주는 없었다]

해당 사실들은 모두 공시를 통해 알려졌던 내용인 만큼 사전에 어렴풋이나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라면 공시 하나하나도 허투루 흘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얼마 전 허가 취소라는 날벼락을 맞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도 국내 허가 전부터 유효성을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국내 임상 3상 장기추적 결과 36개월까지 관절기능 및 통증 개선효과는 확인했지만 연골재생 등 혁신적인 치료 효과는 없었기 때문이죠. 치료제가 아닌 비싼 진통제라는 시선과 함께 과연 미국에서도 허가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더니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어처구니없는 악재가 터지게 되죠. '인보사'의 세포가 국내 허가 당시와는 다른 세포임이 뒤늦게 알려졌고, 미국 임상3상마저 중단되면서 시가총액이 6000억원가량 증발했습니다.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죠.

이 밖에 헬릭스미스는 지난 9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3상에서 약물 혼용으로 결과 도출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알렸는데요. 이미 지난 7월 즈음 약물의 라벨이 잘못돼 임상3상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루머가 떠돌았고 결국 두 달 만에 사실로 드러난 겁니다.

강스템바이오텍 역시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퓨어스템AD주'의 국내 임상3상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는데요.

이들 바이오 기업의 공통점은 단일 파이프라인에 연구개발을 유독 집중했고, 그 와중에 임상3상이란 유일한 동아줄이 끊어지면서 추풍낙엽이 된 겁니다. 무엇보다 신약 개발 과정은 멀고 험난합니다. 아무리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이라도 실제 신약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에 빗댈 수 있을 정도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약 개발은 실패가 지극히 정상이란 얘기죠.

이에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종에 투자하려면 임상시험의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신약 후보물질 하나만 내세운 기업은 그만큼 주가 폭락의 위험성도 크다는 얘깁니다. 바이오 업종 투자를 투기에 빗대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이 너무 안일한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연구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이 큰데도 막무가내로 투자하는 경향이 강한데 더 철저하게 파이프라인에 근거해 개별 기업별로 분석·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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