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점포 200여 곳을 정리하기로 했다. 영업 환경이 계속 나빠지면서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롯데쇼핑은 아울러 총 100만 평에 달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개편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유통 점포가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 백화점·마트·슈퍼 등 200여 개 점포 정리
롯데쇼핑은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를 골자로 하는 '2020년 운영 전략'을 내놨다. 롯데쇼핑이 내놓은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이다. 먼저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산을 줄여서 영업손실 규모를 줄이고, 재무건전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이와 함께 기존 오프라인 공간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총 100만 평에 달하는 공간과 그간 축적된 MD 노하우, 방대한 고객(3900만 명)를 다각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우선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마트의 '패션 존'을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진행하는 방안도 내놨다. 기존 매장의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의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게 롯데쇼핑 측의 설명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고객·상품·행동 정보를 통합·분석하고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강점을 결합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영업이익 28.3% 감소…마트는 영업적자 전환
롯데쇼핑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영업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7조 6328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4279억원으로 28.3%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온·오프라인 시장 간 경쟁 심화와 국내 소비 경기 부진의 힘든 여건으로 이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보면 백화점의 경우 다소 선방했지만 마트와 슈퍼 등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롯데백화점의 연간 매출은 3조 1304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194억원으로 22.3% 늘었다. 마트의 경우 영업이익이 248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6조 3306억원으로 전년보다 0.2% 느는 데 그쳤다.
슈퍼 역시 10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매출도 1조 8612억원으로 전년보다 5.8% 줄었다. 전자제품전문점인 하이마트 역시 영업이익이 1099억원으로 전년보다 41.1% 줄었고, 매출은 4조 265억원으로 2.1% 줄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