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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코로나19 공포…심리 감염 막는 '마음 처방전'

  • 2020.02.27(목) 09:25

김현수 명지병원 교수 "공포와 분노 잘 다스려야"
"코로나 대처 노력 우리의 훌륭한 면모 재확인 계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전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과 언론의 자극적이고 정치적인 구호까지 난무하면서 더 큰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럴 때일수록 심리 전염을 막기 위한 마음의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 단계에선 다양한 심리적인 변화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비난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고,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의 일이라고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차분하게 대응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감염성 질환은 공포와 분노라는 2단계 심리 전염 단계를 거친다. 감염병은 보이지 않고, 전염이 되며, 바로 나타나지 않고, 감염 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한다는 속성으로 더 쉽게 공포로 이어진다.

바이러스가 보이지 않게 내 몸 안으로 침입하는 것에 대한 공포,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안길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재 내 안에 약간의 증상이 있을 때 감염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답답함 등으로 불안과 공포가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이 공포감은 분노로 이어진다. 감염 자체에 대한 분노는 물론 감염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나 중요한 행사를 망친 경우 감염의 원인을 찾고, 희생양을 찾아 분노를 폭발하고 싶은 또는 차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얘기다.

특히 감염자와 접촉자, 격리자들은 신체적 불편과 함께 공포, 불안감, 죄책감, 분리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학교 등교나 모임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거나 철회되는 일이 늘면서 자녀 돌봄이나 시간 사용에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한 불편이나 걱정이 생긴다. 정부 정책과 제공되는 정보에 대해 불신이나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근거 없는 악성 소문에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김 교수는 "감염병은 공포와 함께 분노를 자아내는 방식으로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면서 "우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는 때로 목숨을 빼앗아갈 정도로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지만 마음을 크게 다치게 하여 사회적 분열이나 혼란을 낳기도 하는 만큼 생명도 지키고 심리도 지키는 면역을 모두 길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병의 심리적 전염을 방역하기 위해 공포와 분노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서로 존중하고, 따뜻하게 감싸는, 심리 면역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이성적이고 지혜로운 현명한 우리가 되어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는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훌륭한 면모들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사스의 캐나다 감염 위기 시 토론토병원 로버트 마운더 박사의 감염 스트레스 백신 중 일부를 쉽게 변형해 새로 제작한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의 백신 7가지다.  

1. 격려 백신- 나를 격려하기

나에게 일어나는 정상 스트레스 반응을 잘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을 격려한다.

(난 날 잘 조절하고 있어!, 난 지금 내 불안을 잘 다루고 있어! 주의는 기울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

2. 긍정 백신 - 좋은 일 하기

사회 전체의 스트레스가 극복되도록 내가 참여해서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서 실천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할거야! ,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혼자 지낼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줄 수도 있어!)

3. 실천 백신 - 수칙을 솔선수범하여 실천하기

모두가 지키기로 한 수칙을 성실히 지키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실천한다

(개인 위생수칙 철저!, 마스크 쓰기! 손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4. 지식 백신 - 제대로 알기

믿을만한 정보를 규칙적으로 잘 듣고, 제대로 알고 잘 인식한다

(가짜 뉴스에 속지 말자! 뉴스에 집착하지 말자! 제대로 알자!)

5. 희망 백신 - 끝이 온다는 것을 알기 

많은 감염은 주기가 있고, 지역사회 감염단계를 지나 종식기가 올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머지 않아 끝난다!, 조금 길어져도 곧 끝난다! 곧 약이 나올 거야)

6. 정보 백신 - 도움 받는 법 알아두기

보건소, 선별진료소, 연락할 곳 구체적으로 알아두고 필요하면 전화 통화로 확인해놓는다.

(도움을 주는 곳은 많아!, 바로 연락만 하면 된다!, 도움을 얻을 사람들과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7. 균형 백신- 이성의 균형 유지하기

감정과 사고의 균형, 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 걱정과 안심의 균형을 위해 노력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혼란이 온다.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내 이성을 믿기!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자! 지나친 감정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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