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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리송한 쿠팡 살균제 소독…'결국 철회'

  • 2020.07.06(월) 16:27

'분무소독 유해할수도' 질본·WHO 권고 불구
분무소독 정책 도입했다가 일주일만에 철회

쿠팡이 로켓배송 상품에 적용하던 살균소독 프로세스를 도입한지 일주일 만에 중단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내 코로나19 전염사례가 계속 발생하자 전국의 수백만 개 로켓배송 상품에 배송이 완료되기 직전 살균소독 과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월부터 분무형 소독에 대해 "소독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더 퍼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최근에는 분무형 소독제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면서, 쿠팡이 결국 소독제 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쿠팡은 로켓배송 소독정책을 시행하면서 '차아염소산' 성분의 스프레이형 소독제를 배송기사에게 지급했다. 이들은 로켓배송을 하면서 배송지에 방문하기 직전 각 상품 상자마다 스프레이 소독제를 분사한 뒤 배송했다.

쿠팡은 이 정책을 시행하면서 배송직원이 상품 살균소독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알림앱 시스템도 도입했다. 

배송직원이 사용하는 전용앱에 배송 완료 후 살균소독을 알리는 팝업 메시지가 자동으로 노출된다. 고객에게 발송되는 배송완료 문자도 소독제 건조 시간을 고려해 배송 후 5분 뒤 자동 발송된다.

하지만 쿠팡은 소독시행 일주일만인 지난 1일 배송기사(쿠팡맨, 쿠팡플렉스)들에게 지급된 소독제를 모두 회수한다고 공지했다. 전용앱 등 이미 투자가 진행된 정책을 일주일 만에 중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쿠팡은 이번 소독제 회수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한 쿠팡맨은 "소독제를 반납하는 이유를 물어봤지만 알려주지 않았다"며 "그저 상품에 소독제를 뿌리는 것을 중지한다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번에 소독제를 회수하기 전 질본 측은 다시 한 번 분무형 소독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달 26일 질본은 "스프레이를 이용한 분무형 소독은 효과가 적고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계속 적용 중인 질본의 방역지침은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식이 소독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인체에 유해한 만큼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도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식의 소독은 효과가 낮고 인체에 유해한 만큼 권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쿠팡이 그동안 보건당국의 권고를 무시하면서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치다가, 결국 분무형 소독 정책을 철회한 것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쿠팡 배송기사는 "분무형 소독이 효과도 없고 몸에 나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것을 봐서 이번 살균소독 지시가 떨떠름했다"며 "한 고객은 물건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을 보고 오히려 만지고 싶지 않다고 해 손수건으로 다시 약품을 닦아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코로나19 방역에 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른 안전상의 문제가 소독제 회수의 이유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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