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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감 백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 2020.11.03(화) 14:40

상온 노출‧백색입자 등 회수조치에 국민 불안감 고조
코로나19‧독감 동시 감염시 사망확률 2.3배 더 높아 '주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 독감 백신에 대한 각종 루머도 양산되는 중이다. 한 의약품유통업체가 지난달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선정된 백신을 배송중 상온에 노출하면서 일부 제품이 회수됐다. 또 한국백신의 독감 백신에서는 백색입자가 발견돼 회수조치가 이뤄졌다.

올해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는 현재까지 83명이다. 정부는 독감 백신과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인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중국산 백신, 국산 백신의 안전성, 유료 및 무료 백신의 차이 등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들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은 유료와 무료로 나뉜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정부 지원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에서 유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만약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아무 의료기관에서 유료로 독감 백신을 맞아도 된다.

국가예방접종과 유료 접종에 모두 사용되는 독감 백신은 총 7개다.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파스퇴르로부터 수입하는 제품 1개와 LG화학,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등에서 제조하는 제품 6개다.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지 않아 유료접종만 이뤄지는 독감 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등의 제품 3개다. 중국산 백신은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다.

무료 백신보다 유료 백신이 더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소문 역시 사실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유료백신으로 판매되는 제품 역시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 제품에 다수 포함돼 있다. 즉 제약사마다 자체 개발한 백신들을 국가 혹은 개별 의료기관으로부터 수주를 받는 공급체계의 차이일 뿐이다.

또 수입 백신과 국내 백신의 품질 차이에도 큰 차이는 없다. 전 세계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같은 바이러스를 배분받아 배양한다. 일반적으로 맞는 주사형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도록 불활화한 ‘사백신’으로 효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독감 백신에는 난백알부민 성분이 포함돼 있어 심각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독 독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면 코로나19만 확진된 환자에 비해 사망 확률이 2.3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감과 코로나의 동시 감염과 동시 확산을 막기 위해 독감 예방접종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불안감으로 적기 접종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독감 백신 사태는 특정 제약사의 제조 문제가 아닌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다. 확인되지 않은 떠도는 루머로 독감 백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은 더 큰 비극을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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