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오랜만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초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기존 점포를 줄이는 '다이어트'를 추진해온 효과가 하반기 들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를 줄인 만큼 매출액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수익성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롯데쇼핑이 앞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ON' 등 신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올라야 한다. 아울러 점포를 줄이면서 전체 매출이 줄어든 만큼 남은 점포들의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점포 88개 폐점…구조조정 효과로 수익성 개선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조 10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8% 증가한 1111억 원,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전반적으로 '몸집'은 줄어든 대신 수익성은 개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그간 주로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국내 유통 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올해 초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의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를 향후 3∼5년간 정리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롯데쇼핑은 발 빠르게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총 88개 점포를 폐점했다. 이번 3분기에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이런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점포가 줄어 매출이 감소한 반면, 비용이 줄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만큼 당분간 실적이 좋아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라면서 "향후 2년 내외에 총 200여 개 매장이 감소하면서 가벼워진 손익 구조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구조조정의 효과는 2021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를 6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2000억 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롯데ON은 '아직'…"이익 개선 외 매출 반등도 필요"
다만 롯데쇼핑이 향후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지난 4월 말 선보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ON'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오프라인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대신 온라인 사업을 키우겠다는 게 롯데쇼핑의 '큰 그림'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3분기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ON이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월에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롯데온세상' 등에 힘입어 성장률이 13%로 높아졌지만, 이마저 경쟁사와 비교하면 큰 증가 폭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체질 개선 이후에는 기업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매출 증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향후 롯데ON의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기존 점포들의 매출 역시 끌어올려야 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구조조정 노력에 따른 이익 개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구조조정에 따라 감소한 매출의 반등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손익 개선으로 '바닥'은 확인했지만 매출 감소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