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혈맹' 체제를 구축한 CJ대한통운과 네이버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잇따라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 네이버를 위한 물류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CJ대한통운은 확실한 고객 확보를, 네이버는 배송 품질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된 셈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협력해 경기도 군포에 이커머스로 주문된 상온 제품의 물류 전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풀필먼트(e-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또 오는 8월에는 경기도 용인에 냉장, 냉동 등 저온 제품에 특화된 콜드체인 풀필먼트(c-풀필먼트) 센터를 열 계획이다.
군포, 용인 풀필먼트의 가장 큰 특징은 인근에 위치한 택배 허브터미널과 연계해 주문 마감시간을 늘려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일반 택배는 포장작업 시간, 집화시간 등을 고려해 15시에 주문이 마감된다. 반면 풀필먼트는 출고 작업이 완료되면 1시간 거리에 있는 곤지암메가허브로 바로 발송한다.
이에 따라 상품의 대기,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비자가 24시까지 주문한 상품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곤지암메가허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터미널이다. 상품을 전국으로 보내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한다.
군포 ‘e-풀필먼트센터’는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로 축구장(7140㎡) 5개와 맞먹는 규모다. 상온 제품 셀러들을 대상으로 보관, 재고관리, 포장, 출고 등 물류 전과정을 수행한다. 총 5개 층으로 구성돼있으며 상품속성, 출고빈도에 따라 1~5층에 보관한다. 고객 주문에 맞춰 첨단기술을 활용해 분류, 포장 등의 작업을 거쳐 1층에서 통합 출고한다. 향후에는 자율운송로봇도 도입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함께 환경 친화적 물류 프로세스 구현을 위해 군포 센터에 ‘친환경 스마트 패키징 솔루션’을 도입했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의 크기, 묶음 단위에 따라 최적 박스를 자동 추천·제작한다.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해 완충재를 자동 투입해 과대 포장을 방지한다. 완충재, 패드, 테이프 등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 소재로 대체했다.
용인 ‘c-풀필먼트센터’는 냉장, 냉동 등 저온 상품을 대상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면적 1만9174㎡(5800평) 규모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쿨 가디언 시스템을 통해 물류센터 곳곳의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콜드체인 전문 인력들이 상품 보관온도에 따라 재고관리, 포장, 검수 등 물류 과정을 일괄적으로 수행한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들은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주문 마감시간 연장으로 늦은 시간에 주문해도 다음날 배송돼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높일 수 있다. 또 주문 즉시 풀필먼트센터에서 상품준비 작업이 이뤄지면서 주문취소율이 감소된다.
소비자들도 판매자의 주문 마감시간에 쫓기지 않고 퇴근길이나 귀가 후에 여유 있게 상품을 주문해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전국에 갖춰둔 물류망을 활용해 수도권 등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같은 가격으로 동일한 배송 혜택을 볼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통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조사, 중소상공인, 소비자 등 모두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풀필먼트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