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그룹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한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New 농심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라면의 가치를 끌어올려 새로운 식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사업은 마케팅 시스템을 재정비해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업"
농심그룹은 신동원 부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회 전원의 찬성으로 회장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신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전한 취임 메시지를 통해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통한 사회적 역할 수행과 국내외 사업의 레벨업 등 '더 좋은 성장'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농심은 신 회장 취임에 맞춰 기업 슬로건을 '인생을 맛있게, 농심'으로 교체했다. 신뢰받는 품질과 맛에 대한 철학은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식품은 단순히 맛을 넘어 경험과 관계, 공감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만큼 생활 전반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농심은 우선 'ESG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담 조직을 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 관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농심은 앞서 라면 묶음 판매 포장을 밴드 형태로 바꾸고, 백산수 판매량의 절반을 무라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라면과 스낵의 포장 재질을 종이나 재생 페트로 바꾸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보다 수평적인 기업 문화 조성과 디지털 기반의 업무 혁신도 고객 가치의 극대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고객과 직원의 눈높이에 맞춘 기업 경영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레벨업, 해외 위상 강화
신 회장은 또 라면의 가치를 '레벨업'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식문화를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농심은 1인 가구와 노인 인구의 증가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제품과 MZ세대 등 새로운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라면 기업 5위라는 지금의 성적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위해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탑클래스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심은 우선 올해 말 미국 제2 공장을 완공해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생산량을 합치면 연간 생산량이 8억5000만개에 달하게 된다. 더불어 국내 생산 시설을 늘려 수출 물량을 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30% 대인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