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매각 절차 종결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임시주총)가 돌연 연기됐다. 남양유업 측은 주식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라고 밝혔다. 하지만 남양유업을 인수키로 한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대주주측의 일방적인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날 예정된 임시주총을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정관 변경과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 5월 말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남양유업 측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식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남양유업이 아니라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라는 이유에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회사를 사이에 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계약인 만큼, 이 상황에서 회사가 별도의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계약 종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오늘 처리될 예정이었던 안건은 다음 번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임시주주총회에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고, 현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의 일방적 의지에 따라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매수인 통보에 따라 오늘 거래 종결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절차를 완료했고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마쳤다"며 "매도인이 합의된 거래종결 장소에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주식매매계약 위반이다.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빨리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지난 2개월간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수립해 온 경영개선계획이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 매각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임시주총 연기와 한앤컴퍼니의 이례적 강경 대응을 두고 계약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대금 등 조건을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양측의 갈등이 있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남양유업 매각이 법정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