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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①'보복소비' 끝난다…본격 경쟁 예고

  • 2021.09.20(월) 11:00

오프라인 반격…이커머스와 '진검승부'
'위드 코로나'시 면세점의 부활 예상
편의점과 퀵커머스 경쟁도 치열해질 듯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가 흔들어놓은 유통 시장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를 예고하면서다. 팬더믹은 사람들의 일상 소비 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외식을 줄였고 집밥을 먹었다. 나갈 필요가 없으니 옷과 화장품에는 지갑을 닫았다. 반면 한쪽에서는 명품 구매가 폭발했다.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 했다. 이런 흐름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까, 아니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국내 유통 업계의 변화를 미리 짚어본다. [편집자]

'보복소비'는 코로나19 시대 소비패턴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으로 지갑을 닫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억눌렸던 소비 심리는 명품 구매로 터져 나왔다. 덕분에 지난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백화점이 올해는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다만 보복소비는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위드 코로나'시대에는 보복소비가 필요치 않다. 유통업계는 소비 패턴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대표하는 '비대면 소비'의 향방도 관심사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코로나19를 맞아 빠르게 성장했다. 쿠팡, 네이버 등은 국내 유통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칼을 가는 이들이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의 유통 강자들이다. 유통 공룡들과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은 위드 코로나 시대 이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복소비' 백화점 특수 언제까지

올해 유통 업계에서는 반전이 일어났다. 백화점이 되살아났다. 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보복소비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억눌려 있었던 소비 심리가 고가 제품 구매로 터져 나왔다. 백화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 시장은 백화점이 이끌었다. 백화점의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26.2%에 달했다. 온라인 매출 증가율(16.1%)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백화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15%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6.9%로 늘었다. 백화점의 성장은 '명품'이 이끌었다.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보복소비가 계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사람들의 소비 패턴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백화점의 경우 향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행지에서 마음껏 쇼핑을 하지도 못해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백화점 명품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명품 수요는 어느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완화돼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부정적"이라며 "'명품런' 수요가 해외여행으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다고 해도 해외여행이 바로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는 백화점 업체들의 양호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화점과 대비되는 유통 채널은 면세점이다. 소비자들이 해외로 떠나기 시작하면 백화점은 주춤하겠지만 면세점은 최악의 시기를 벗어날 수 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로 좋은 영역은 면세점과 화장품"이라며 "특히 여행을 할 수 있는 순간에 공항 면세점에서 급격한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 전쟁은 지금부터

온라인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온라인은 국내 유통 시장의 대세가 됐다. 전체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 채널별 매출 비중에 따르면 전체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 38%에서 올해 상반기 48%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런 상승세를 발판으로 국내외 증시에 상장을 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쿠팡은 올해 초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도 내년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빠르게 '디지털화'를 진행해온 전통 유통 강자들의 본격적인 반격이 예상돼서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지난 1년여 간 치열하게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왔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순식간에 몸집을 키웠다. 롯데는 롯데ON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온라인 시장의 침투율은 52.7%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처럼 모든 업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많다. 결국 한정된 크기의 시장을 두고 뺏고 뺏기는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쿠팡과 네이버 SSG닷컴 등 대형 업체들의 물류 투자와 M&A 등으로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오프라인 업체들의 대거 진입과 올해 쿠팡 상장으로 하반기에는 점유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주춤했던 편의점…퀵커머스에 반격 본격화

편의점 업체들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편의점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 편의점은 수많은 점포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오피스 상권이나 식당가에 위치한 점포는 타격을 받았지만 주택가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 등 여타 오프라인 채널 모두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주춤하긴 했지만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편의점 업체들에게도 불안요소는 있다. '퀵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트가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마트는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위주로 판매한다. 이는 편의점이 차지하고 있던 상권을 위협한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체들은 발 빠르게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다. GS리테일의 경우 최근 요기요를 인수해 주목받았다. 퀵커머스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편의점들이 배달을 통해 (온라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이커머스 경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편의점 출점이 대체로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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