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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너도나도 '친환경'…풀어야할 숙제는

  • 2021.10.28(목) 16:12

제조법·소재 모두 바꾸는 친환경 열풍
관심 점점 높아져…'대세'로 자리 잡아
"미비한 가이드라인 빨리 만들어져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친환경이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카페 등에서 일회용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상품 제조·유통·폐기 등 전 과정에도 친환경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도 높다.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친환경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변화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하루 빨리 정책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플라스틱·비닐 사라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연말까지 제주 소재 스타벅스 매장 23곳을 '일회용품 없는 매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제주도 내 4곳의 매장에서 일회용품을 시범적으로 없앴다. 이 매장들에서는 음료를 개인용 텀블러에 담아주거나, 고객 요청시 보증금을 받고 다회용컵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일회용품 없는 매장 확대를 위해 제주도 내 스타벅스 전 매장에 다회용품 반납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연말까지 제주도 내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퇴출시킬 계획이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오리온은 최근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을 완료했다. 대상 사업장은 중국·러시아 등 해외법인이었다. 해태제과는 지난 4월 충남 아산에 45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과자공장 신축에 나섰다. 이 공장을 활용해 '홈런볼' 등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내년부터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도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70% 낮춘 종이 용기를 상반기부터 적용하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개인 용기에 화장품을 담아갈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LF·한섬 등 패션 업체들도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포장지에 사용된 비닐을 업사이클링한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내놨다.

급성장하는 친환경 시장

유통업계의 친환경 열풍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소매시장 규모는 30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2001년 1조5000억원에서 20배 성장했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소매시장의 유통 시장 내 비중도 2001년 1.2%에서 지난해 8%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전체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배달·배송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자연스럽게 포장재 등을 소비자가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느끼기 시작했다. 더불어 지난해를 기점으로 전세계에서 기상 이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도 더 이상 환경을 '남의 일'로 여기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소매시장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실제로 최근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에 호감을 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 트렌드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약 3분의 1이 제품 구매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 이상의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구매 의향이 가장 높은 친환경 제품으로는 '폐기물 자연 분해 제품'이 꼽혔다. 친환경 배송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정부도 친환경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2022년은 탄소중립 이행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2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과제로는 친환경차·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온실가스감축 인지 예산 제도 시범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는 곧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기업 입장에서 친환경 경영은 이제 '필수'가 됐다.

빨리만 가다가 잘못 간다

유통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친환경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친환경 트렌드를 주도하는 계층은 MZ세대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소비에 반영하는 '가치소비'가 익숙하다. 가격·성능 등 전통적 구매 결정 요소 이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다. MZ세대는 유통 시장의 주력 소비자다. 소비자의 호감이 곧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친환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

다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많다. 친환경 경영 및 산업에 대한 '개념'은 이미 정립돼 있지만, 구체적 '활동 지침'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서다. 일례로 친환경 플라스틱은 이미 시장 곳곳에 보급돼 있다. 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폐기해야 할지에 대한 정부 지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친환경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과 같은 방식으로 분리수거·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 제품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아직 미비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과도한 '친환경 마케팅'에 대한 비판도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에코백·텀블러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덴마크 등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수백번 이상 사용해야 '환경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 제조·관리 과정에서 폐기물이 만들어져서다.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이 '그린워싱'이라는 논란을 불러오는 이유다. 정부 차원에서 이런 문제점을 제어하기 위한 지침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이 앞으로 기업 활동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는 '개념' 정도만 제시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들이 친환경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라며 "이를 기업만의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세부적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가야만 순조롭게 친환경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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