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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추격' CU…GS25, '위대한 상상'으로 막아낼까

  • 2021.11.09(화) 16:59

[워치전망대]엇갈린 3분기 실적…CU, '턱밑 추격'
CU, PB상품 인기에 물류 시너지까지
GS25는 주춤…내년 본격 반전 노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편의점은 코로나19 사태의 대표 수혜 업종이다. 외식 경기가 침체되고 근거리 상권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편의점 '빅 2' GS25와 CU의 명암은 엇갈렸다. CU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GS25는 2분기 연속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CU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물류·생산 시스템 혁신이 맞물리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GS25는 CU에 비해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 상반기 발생했던 '남혐 논란' 탓에 대부분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CU는 GS25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다만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내기에 들어간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퀵커머스 사업도 본격화한다. 퀵커머스에서 편의점은 '중간 물류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 만큼 편의점의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퀵커머스의 성패에 따라 사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어쩔 수 없었던' GS25의 부진

3분기는 편의점의 '성수기'다. 여름철 아이스크림·음료 매출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지난 3분기에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소비자들이 집 앞 편의점으로 몰려들었다. 9월에는 재난지원금까지 풀리면서 더 많은 고객이 편의점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GS25와 CU 모두 매출이 늘었다. GS25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9252억원이었다. CU의 매출은 같은 기간 9.1% 성장한 1조8365억원이었다.

하지만 '내실'은 엇갈렸다. GS25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줄어든 743억원이었다. 지난 2분기 5.6% 역성장한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CU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부 끌어올렸다. CU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95억원이었다. 지난 2분기에 전년대비 31.9% 늘어난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GS25와 비교하면 확실히 실속을 챙겼다. 

CU와 GS25의 명암이 2분기 연속으로 엇갈렸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GS25는 "판매관리비 증가가 영업이익 악화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존점의 경쟁력이 명암을 갈랐다고 분석한다. GS25와 CU 모두 추가 출점 등을 꾸준히 진행해 매출을 높였다. 하지만 '질적 성장'에서 CU가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분기 CU의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1.5% 늘고, GS25의 기존점 매출은 1%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마케팅 전략'도 양사의 명암이 엇갈린 원인이다. GS25는 남혐 논란 발생 후 소극적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반면 CU는 PB상품과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CU에 더 몰렸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GS25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CU가 반사 이익을 얻은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건이 터지면 업체는 위축되고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GS25 입장에서는 주목을 끌기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U, 어떻게 1위 따라잡았나

CU의 성장은 '콜라보 PB상품'이 이끌었다. 지난해 대한제분과 함께 론칭한 '곰표' 브랜드가 '곰표 밀맥주' 등 히트 상품을 배출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편스토랑·백종원 등과 협력한 식품 PB상품의 매출도 늘었다. 빵 PB브랜드 '뺑 드 프랑'도 성장을 이어갔다. CU에 따르면 뺑 드 프랑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2019년 14.7%, 지난해 20.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PB상품이 잘 팔리면서 CU의 수익 구조도 바뀌었다. 편의점의 핵심 상품인 담배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PB상품이 주로 투입되는 가공식품의 비중이 높아졌다. CU의 3분기 담배 매출 비중은 38.4%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은 41.4%에서 44.3%로 증가했다. 담배 매출의 대부분은 세금인 것을 고려하면 PB상품에서의 성과가 CU의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PB상품의 호조는 CU의 수익성을 개선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BGF리테일의 생산·물류 시스템 개편도 주효했다. BGF리테일은 점포 전산과 물류 시스템 고도화에 5년간 약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연말에는 식품 제조 시스템을 '품목 전문형'으로 전환했다. 각 생산기지에서 특정 상품 생산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BGF리테일은 이를 통해 품질관리 효율성과 생산량을 모두 높였다. 이는 PB상품의 원활한 공급으로 이어졌고 매출 상승 효과를 불러왔다.

CU 관계자는 "하반기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고객 수요 변화에 따른 맞춤형 상품 공급에 집중했다"면서 "각 지역별 점포에 특성화된 운영 전략을 적극 도입한 결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위대한 상상'은 '현실'이 될까

GS25도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 시작은 내년부터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GS홈쇼핑과 통합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핵심 포인트로 '퀵커머스'를 꼽았다. 퀵커머스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GS리테일은 지난 4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또 요기요를 인수해 이름을 '위대한상상'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퀵커머스에는 플랫폼, 배송 역량과 마이크로 물류망이 필요하다. 골목 곳곳을 커버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이미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전국 곳곳 1만5000개에 달하는 편의점·슈퍼마켓이 그 역할을 한다. 여기에 위대한상상이 플랫폼을, 메쉬코리아가 배송 역량을 보탰다. 이 세 가지 '퀵커머스 필수요소'를 갖춘 업체는 GS리테일이 거의 유일하다. 시너지를 낼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규제'는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사업 향방을 쥐고 있다.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문제는 아직 퀵커머스 시장의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망은 밝다. 업계에서는 퀵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5년 최대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규제'가 관건이다. 중소상공인·자영업자는 퀵커머스가 '골목상권 침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퀵커머스의 중소기업 적합접종 지정 신청에 나섰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시 중견·대기업은 진출할 수 없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퀵커머스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내년 초 연구 결과가 나오면 퀵커머스 규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퀵커머스가 규제 산업이 된다면 GS리테일의 통합 시너지 전략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CU의 추격을 따돌릴 기회도 사라진다. GS25의 '위대한 상상'이 상상으로 그칠지, 아니면 현실이 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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