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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타운'에 담긴 요기요의 '큰 그림'

  • 2021.12.20(월) 14:08

전국 맛집 팝업스토어로 소비자 이목 집중
'온라인'만으로는 안돼…'존재감' 높여야
'퀵커머스'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까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S리테일을 새 주인으로 맞은 요기요가 '밀착 마케팅'을 재개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골목 맛집 팝업스토어 페스티벌 '요기요타운'을 열었다. 지난 19일까지 사흘간 이태원에서 진행된 이번 요기요타운에는 봉크랑, 애월감성, 모꼬지에 등 전국 맛집 20여 곳이 참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공실이 되거나, 영업에 어려움을 겪은 주점 등을 팝업스토어 장소로 선택해 의미까지 더했다.

팝업스토어 마케팅은 요기요만의 것은 아니다. 이미 유통업계 '대세'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새 매장을 열기 어려워진 가운데, 단기간에 고객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다만 요기요에게 이번 팝업스토어 행사는 더욱 각별하다. 다수 이용자 확보와 골목상권과의 상생이 필수인 '퀵커머스'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태원, '핫플레이스'로 다시 돌아오다

지난 17일 요기요타운이 진행 중인 이태원 퀴논길을 찾았다. 요기요타운은 소상공인·고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푸드 페스티벌'이다. 요기요는 이번 행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힘을 보태는 데 주력했다. 용산구청·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등 지역 관공서·단체와 협력했다. 이를 통해 이태원 지역 공실을 활용하고, 전국 20여개 맛집을 섭외해 행사 내실을 키웠다.

요기요타운은 이름처럼 '마을'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꾸며졌다. 퀴논길 곳곳에 행사 참여 맛집이 숨어있었다. 골목마다 포토존을 마련해 행사 참여 고객이 '인증샷'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편의성도 높았다. 별도 취식 공간이 마련돼 매장 취식이 어려운 맛집 메뉴를 가져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방역 대책도 철저했다. 이태원역 4번출구에서부터 요기요 스태프들이 배치됐다. 행사장 곳곳에 QR코드 인증기를 둬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요기요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요기요타운'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행사 자체를 즐기려는 소비자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요기요타운 곳곳에는 게임·페스티벌 참여 인증 이벤트가 진행중이었다.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는 행사 참여 맛집들로 제작된 부루마블 게임판과 요기요 쿠폰 등이 증정됐다. 행사장 인근에서 만난 소비자 김소영(25·여)씨는 "이태원에 올 때마다 공실이 늘어 안타까웠는데 오늘은 활기가 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장지원 모꼬지에 사장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이태원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요기요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며 "우리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지만, 플랫폼과 협력하고 밀키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플랫폼을 활용하는 법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팝업스토어는 왜 '대세'가 됐나

팝업스토어 마케팅을 활용하는 곳은 요기요뿐만이 아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LG전자와 '금성오락실X신세계분식'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전자체품 체험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화제가 됐다. 하이트진로의 '두껍상회'는 이미 '핫플레이스'가 됐다. 패션업계도 팝업스토어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코오롱FnC는 '텐먼스', '럭키마르쉐'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특히 럭키마르쉐는 팝업스토어 흥행에 힘입어 정식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팝업스토어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장 출점은 '모험'이다. 론칭·운영비용이 부담스럽고, 기껏 매장을 열더라도 방역 지침이 변하면 안정적 운영이 어려워서다. 팝업스토어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단기 운영이라 비용 부담이 적다. 더불어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자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장지원 모꼬지에 사장(좌)과 요기요타운 모꼬지에 팝업스토어 전경(우).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온라인 중심 브랜드에게 팝업스토어는 더욱 효과적 마케팅 수단이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쿠팡·신세계 등 '이커머스 3강'은 모든 상품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강자도 이커머스를 노린다. 때문에 신규 브랜드가 온라인 마케팅만으로 주목받기는 어렵다. 이 경우 팝업스토어를 자신들만의 '차별화 요소'를 어필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팝업스토어에게 매출은 두번째 목표다. 상품 판매보다는 브랜드의 분위기나 신상품 홍보 창구로써의 의미가 더 크다. 나아가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고, 추후 마케팅 전략 등을 수립하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요기요타운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맛집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점을 내세워 홍보하지 않았다. 행사장도 요기요라는 플랫폼을 알리는 데 집중해 구성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요기요에서 얻을 수 있는 '체험'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요기요에게 팝업스토어가 더 중요한 이유

특히 요기요에게 팝업스토어의 전략적 가치는 더 크다.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있다. 요기요를 플랫폼으로, 전국 편의점을 근거리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의 배송 역량 및 최적 경로 설정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업계 선두인 배달의민족 'B마트'를 추격하겠다는 각오다.

남은 퍼즐은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다. 이륜차 배달 중심의 퀵커머스는 물류비가 높다. 때문에 더 많은 고객 기반의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팝업스토어는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플랫폼 이미지 제고 수단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규모가 커진다면 매입 경쟁력과 배송 효율성도 높아진다. 이는 최근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대형마트와의 서비스 질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장기적으로도 팝업스토어는 효율적이다.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며 골목상권과의 갈등도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계는 퀵커머스가 '동네슈퍼'와 직접 경쟁관계라고 주장한다. 정부도 시장 분석에 착수했다. 이것이 규제로 이어진다면 편의점 중심 퀵커머스인 요기요가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지역밀착형 팝업스토어를 활용해 '상생'에 나선다면 이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나아가 지역 소상공인을 플랫폼 내로 유도하는 데에도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할수록 골목상권과의 갈등도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진입하는 플랫폼들은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경쟁한다기보다는 플랫폼 내로 소상공인을 유치하는 등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팝업스토어를 비롯한 지역 밀착형 마케팅 전략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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