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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약,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증상별 약 선택법

  • 2023.02.12(일) 10:00

[생활의 발견]
환절기 불청객 '비염', 면역 과민 반응으로 발생
"항히스타민제·혈관 수축제 등 증상 따라 사용"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계절의 변화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입니다. 콧물부터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 등 증상도 다양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중증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오래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요. 알르레기 비염은 왜 생기는 걸까요. 또 어떤 기준으로 약을 고르는 게 좋을까요. 알레르기 비염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기진 않을까요.

우리 몸은 외부 유해 물질이나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인 면역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히스타민'도 면역체계가 만드는 화학 물질 중 하나입니다. 외부 유해 물질이 몸에 침입하면 히스타민이 분비되는데, 이는 주위 모세혈관을 확장해 백혈구를 집합시킵니다. 백혈구는 외부 침입자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요. 히스타민이 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콧물, 가려움,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몸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시스템이죠.

알레르기 비염은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돼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일상생활을 하면 다양한 물질에 노출되기 마련인데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엔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우리 몸에 침입한 물질이 해로운 것이 아님에도, 면역체계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히스타민을 과다 분비합니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등이 대표적인 원인 물질(항원)로 꼽힙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항원을 찾아 회피하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모든 물질을 차단하긴 어렵습니다. 이럴 땐 약물요법을 활용합니다.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는 완치보단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증 치료제입니다. 치료제는 크게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 △혈관 수축제로 나뉩니다.

비염 치료제 종류 및 특징.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의 활동을 저해하는 원리입니다. 알레르기 질환뿐만 아니라 코감기, 멀미 등에 두루 쓰이는 약물입니다. 몸속 히스타민 농도와 관련이 있는 재채기와 콧물, 가려움 증상에 효과적인 반면, 코막힘엔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진정, 졸음, 피로감, 집중 장애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개발 시기에 따라 1세대, 2세대, 3세대로 분류합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약효는 빠르게 나타나지만 지속 시간이 짧고 졸음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삼일제약의 '액티피드', 부광약품의 '프리마란', 유한양행의 '페니라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 약물보다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은 편입니다. 벨기에 제약사 UCB가 개발하고 지오영이 유통 중인 '지르텍'은 가장 많이 팔리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입니다. 지르텍보단 약효는 느리게 나타나지만, 덜 졸린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미국 머크(MSD)의 '클라리틴'이 있고요. 1·2세대 약물의 장단점을 모두 개선한 3세대 항히스타민제도 나왔습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는 히스타민 말고도 알레르기 비염의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막습니다. 만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막힘과 눈 증상에 효과적입니다. 오래 복용할수록,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사용할수록 효과가 증가합니다. 항히스타민제와 달리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다만 아스피린에 과민 반응하는 환자는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와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함께 먹으면 안 됩니다. MSD의 '싱귤레어', 동아에스티의 '오논'이 대표적인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입니다.

코에 뿌리는 약도 있습니다.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는 코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다양한 매개체의 작용을 차단합니다. 재채기와 콧물, 가려움 증상, 코막힘 등 모든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2주 이상 사용해도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해요. 오히려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는 하루 이틀만 쓴 뒤 임의로 투여를 중단하면 안 됩니다. 약효가 투여 후 12시간이 지난 후부터 나타나 14일 전후로 최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MSD의 '나조넥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바미스' 등이 유명한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입니다.

GSK의 '오트리빈', 일본 다케다제약의 '화이투벤'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친숙한 제품입니다. 이들 제품은 코점막의 혈관을 수축시켜서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는 혈관 수축제입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막힘 증상이 다른 약물로 개선되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가려움이나 재채기, 콧물 증상엔 효과가 없습니다. 혈관 수축제는 교감신경 흥분 작용이 있는 만큼 두통이나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요. 7~10일 이상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매우 쉬운 '꿀팁'도 있습니다. 찬 바람을 덜 쐬는 것만으로도 비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너무 따뜻한 온도보단 약간 서늘한 23도 정도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물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겠죠.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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