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유튜브 쇼츠·인스타그램 릴스·틱톡 등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인 '숏폼'에 힘주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트렌드가 자리 잡은 가운데 마케팅 활용도가 높아지면서다. 숏폼은 TV 광고 등 대비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직관적인 브랜드 홍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숏폼 마케팅에 고객 34% 늘었다
20일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입점브랜드 제품을 소개하는 '기획전'에 숏폼 콘텐츠를 연계하자 유입 고객이 34% 증가했다. 기획전을 열기 전 제작 촬영 현장을 먼저 보여주는 '스포일러'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 공개하자 고객 수가 늘어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기획전 오픈 전에 스포일러 릴스 콘텐츠를 선보인 후, 종전 대비 고객유입 효과가 개선됐다"면서 "숏폼 영상과 상품 판매를 연계한 숏폼 마케팅을 지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컨셉은 작년 4월에도 휴대폰 케이스 기획전 '하이칙스'에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이 기획전 매출이 직전 행사보다 60%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었다.
무신사는 유튜브 채널 '무신사TV'를 통해 쇼츠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무신사 직원들이 직접 자신의 스타일링을 소개하는 '출근룩' 콘텐츠가 인기다. 작년 10월 제작된 '모델 뺨치는 무신사 직원의 올 블랙 출근룩'은 조회수 346만 회를 기록했다. 여기서 소개된 '이우가마카라스 트리플 커버 크로우 버클 백' 상품은 영상이 게재된 후 무신사 스토어 상품 페이지 조회수 8400여회, 상품 후기 400개 이상을 기록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트리플 커버 크로우 버클백은 현재 전체 이우가마카라스 상품 중 인기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며 "무신사 TV에 숏폼 콘텐츠를 게재한 후 관련 상품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F가 작년 3월부터 운영중인 쇼츠 콘텐츠 '패션회사 직원들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도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LF 직원들이 직접 패션, 쇼핑,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비롯해 LF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지난 2월 영상 속에 소개된 '닥스 블랙 미니크로스백'은 콘텐츠 게재 후 LF몰 페이지 방문자가 급증하며 10일만에 1억원 이상 팔렸다. 앞서 소개된 '아떼 바네사브루노 명함 카드지갑'도 20일 만에 3차 예약 주문이 완료될 정도를 인기를 끌었다.
"숏폼 제작비 낮아...마케팅 효과적"
패션업계가 숏폼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문화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고 직관적인 이미지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노출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73.9%가 숏폼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회사들은 노골적인 상품 홍보가 아닌 재미요소를 가미한 숏폼 콘텐츠를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자연스레 브랜드와 상품정보를 경험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광고비를 최소화하고 브랜드 판로를 확대한다는 장점도 있다. 패션업 특성상 광고선전비용, 백화점 입점 수수료 지출 등이 높은 편이다. TV광고는 촬영비·모델섭외비·인건비 등 고가의 제작비용이 필요하고, 방송사 광고료도 따로 내야한다. 반면 숏폼은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광고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TV 광고는 제작비만 1억원이 넘게 들고 방송사 송출비용과 여러 기타비용을 합치면 부담이 큰 반면, 숏폼은 제작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면서 "숏폼은 가독성이 높아 시청자간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