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서울과 강릉 등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며 뜨거운 여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때이른 더위에 곳곳에서 모기도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모기는 귀에서 윙윙 거리며 밤마다 잠 못들게 하고 몸 이곳저곳을 간지럽게 만들어 야외활동에 큰 불편을 줍니다.
바야흐로 각 가정에서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모기살충제와 모기기피제를 갖추는 시기가 됐습니다. 먼저 모기살충제와 모기기피제의 차이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살충제, 신경중추계 자극 유발…과다 노출·흡입 주의
모기살충제는 살충 성분을 사용해 모기를 죽이는 제품을 말하는데요. 공기 중에 뿌리는 에어로졸(스프레이), 코일 선단에 불을 붙여 훈연하는 향불 형태의 모기향, 전기로 열판에 열을 가해 살충 성분을 포함한 매트를 훈증하는 매트형 전자식 모기향, 살충 성분 액상을 전기로 훈증하는 액상형 전자식 모기향 등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제품으로는 에프킬라나 홈키파, 해피홈 등이 있죠.
여름이면 모기살충제 제품을 뿌리거나 켜놓고 잠자리에 드는 일이 많으실 겁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살충' 효과가 강력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인체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데요. 모기살충제에는 대부분 피레스로이드계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피레스로이드계는 벌레를 죽이는 의미를 가진 '제충국'이라는 꽃에서 나오는 피레트린(pyrethrin) 유도체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을 통칭합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피레스로이드계는 곤충의 신경계를 공격해 마비증세를 일으켜 죽게 만드는데요. 피레스로이드계 중 모기살충제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은 프탈트린, 퍼메트린, 알레트린 등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피레스로이드계 성분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있어 유해성이 미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다 노출 또는 장기간 흡입 시 체내 축적될 경우 호흡기 장애나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전신 발작, 고열, 근육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퍼메트린이라는 성분은 발암물질과 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로 분류돼 유럽과 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독물질로 지정돼 있습니다. 다만, 퍼메트린은 0.25% 이하의 농도까지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알레트린 성분도 재채기나 비염, 천식,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0.5% 이하로만 쓸 수 있게 제한하고 있고요.
허용 기준치 내의 제품이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로졸을 뿌리고 모기향까지 피우고 잠을 청할 경우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어 사용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살충제에는 부형제 등 다른 물질들이 들어 있고 연소하면서 해로운 성분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용 후에는 환기를 해줘야 합니다. 향불, 액상, 매트형 모기향은 발밑처럼 코와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기피제, 제품별 사용 연령 및 시간 간격 제각각
모기기피제는 살충제와는 달리 모기를 직접 죽이는 효과는 없고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을 피부나 옷 등에 뿌리거나 발라서 모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제품입니다. 뿌리는 에어로졸과 바르는 액상제, 로션 등의 제품이 있죠.
모기기피제의 주요 성분으로는 '디에칠톨루아미드'(DEET), '이카리딘', '파라메탄-3, 8-디올' 등이 있습니다. 모기기피제는 신체에 직접 닿는 만큼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DEET는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어 해외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데요.
DEET 제품은 용량에 관계 없이 6개월 미만 영아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10% 함량 제품은 6개월 이상부터12세 미만까지 사용이 권장되는데 하루에 1~3회를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0~30% 제품은 12세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하지만 어린이에게 사용할 경우 저함량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5~8시간 주기로 사용합니다. 또 합성섬유와 플라스틱을 손상시킬 수 있어 텐트, 옷, 가방 등에는 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카리딘'과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 성분은 생후 6개월부터 사용이 가능한데요. 이카리딘은 농도 10% 함유 제품은 모기 기피 효과가 5~12시간 정도 유지되며, 20% 함유 제품은 모기로는 8~14시간 효과가 지속됩니다.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는 농도 15% 제품 기준으로 모기 기피 효과는 4~6시간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물이나 땀에 잘 씻겨 내려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제품들의 경우 수시간 간격을 두고 사용하도록 권고되는 반면,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는 비교적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자주 사용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파라멘탄-3, 8-디올' 성분은 레몬유칼립투스 나무의 기름이 주원료입니다. 디에틸톨루아미드보다 해충 기피효과 및 효과 지속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낮은데 농도 10% 함유 제품의 경우 모기 기피 효과는 2시간 정도입니다. 천연 식물성 성분이지만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눈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접촉에 주의해야 합니다.
아울러 모든 모기기피제 제품은 얼굴과 빨갛게 탄 피부, 상처 등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무의식적으로 입과 코, 눈과 접촉할 수 있는 손에도 바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