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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P 차이'…오비·하이트, '제로 맥주' 초접전 1위 싸움

  • 2023.06.01(목) 07:00

오비·하이트, 제로 맥주 엎치락 뒤치락
"수년내 2천억 시장…업소용도 공략"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제로 맥주 시장 1위를 두고 초접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오비맥주가 카스 0.0(카스 제로)이 출시 3년여 만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역전극을 펼쳤고, 올해 들어선 하이트맥주가 점유율 1%P(포인트) 차이까지 따라잡으며 재역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1위 지킨 카스 제로

1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카스 제로는 지난 1분기 제로 맥주 가정 시장에서 점유율 30.2%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카스 제로는 작년 3분기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0.00(하이트 제로)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가정용과 업소용이 각각 매출의 절반씩을 차지하는 일반 맥주 시장과 달리 제로 맥주는 대부분 300억원 규모의 가정용 시장에서 유통된다. 가정용 시장 1위가 업계 1위인 셈이다.

카스제로 시장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가 운영 중인 다른 제로 맥주 브랜드를 포함하면 점유율은 38.63%로 올라간다. 오비맥주가 카스 제로 외에도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제로 등 업계 10위권 내에 드는 제로 맥주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제로의 성공 요인으로 '진짜 맥주 맛'을 구현한 것을 든다. 제조 공법이 탄산음료 방식인 경쟁사들과 달리 맥주를 제조한 후 알코올을 추출해 내는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맥주향 음료'와 맛에서 차별화가 된다는 설명이다.

1위 노리는 하이트 제로 

2012년 출시 후 국내 제로 맥주 시장을 홀로 이끌어 왔던 하이트 제로는 재역전을 노리고 있다. 하이트 제로는 10여년 가까이 국내 유일의 제로 맥주 브랜드로 성장했다. 카스 제로 출시 전인 2020년까지 점유율 60%를 웃도는 독보적 브랜드였다.

하지만 맥주 시장 1위인 카스가 제로 맥주를 출시하면서 주춤했다. 작년 4분기엔 점유율이 25%대까지 떨어지며, 2위로 밀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하이트 제로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 한 때 10%P 가까이 차이가 났던 카스 제로와의 격차도 1%포인트 남짓까지 줄었다. 성수기인 2~3분기에는 다시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자신하고 있다.

육상 스타 김민지 선수와 함께 한 하이트제로 광고/사진=하이트진로음료 유튜브

이는 지난해 국내 음료 시장을 뒤흔든 '제로 슈거' 열풍의 영향으로 보인다. 하이트 제로는 2021년 리뉴얼 후 알코올뿐만 아니라 당류, 칼로리도 제로인 '올 프리' 콘셉트를 내세웠다. 

카스 제로의 경우 당류와 0.05% 미만의 알코올도 소량 포함돼 있다. 과일주스에 포함된 알코올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설명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혹시'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조금의 알코올이라도 피하고 싶은 임산부, 운전자, '제로 칼로리'를 원하는 소비자 등이 다시 하이트 제로를 집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제로맥주, 식당서 탄산음료 대체할까

업계에서는 '제로 맥주'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시장 규모가 8000억~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규모는 작지만 음주를 줄이려는 사회적인 변화, 취하기보다는 맛만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증가와 맞물려 2000억~3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 맥주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업소용 시장도 블루 오션이다. 점심 시간, 저녁 회식 등에서 탄산음료가 차지하는 매출을 제로 맥주가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업소용 제로 맥주 공급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소용 시장은 주류업계의 핵심 시장이지만 제로 맥주가 진입하지 못한 곳"이라며 "맥주 매출을 잠식하기보다는 탄산음료를 대체할 것으로 보여 주류업계로서는 신규 공략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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