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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혹한기 속 미소 지은 곳 어디?

  • 2023.11.14(화) 07:20

[워치전망대] 패션사들 수익성 악화 두드러져
F&F, 실적 성장…삼성물산 패션, 영업익 개선
신세계인터·한섬, 영업익 70% 감소 '눈길'
4분기 패션 성수기…경기침체 여파 우려

/그래픽=비즈워치

패션업체들이 희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F&F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선방한 반면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이 70% 이상 감소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는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지난 3분기 평년 대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국내 패션 매출이 부진했고, 신규 브랜드 론칭 등 투자를 단행한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F&F와 삼성물산만 매출 신장…중국발 수혜

14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MLB 브랜드 등을 운영하는 F&F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919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7% 각각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치다.

내수 실적이 역성장한 탓이 컸다. 예년 대비 따뜻한 날씨의 영향을 받았고 면세 채널 따이공 물량 조정, 백화점 매출 둔화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매장 수 확대 등으로 중국법인 매출이 29% 성장했다. 디스커버리 702억원, MLB 비면세 560억원, 면세 309억원, MLB키즈 비면세 125억원, 면세 27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패션5사 3분기 실적/그래프=비즈워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다. 수입상품 매출이 늘고 중국법인 실적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증가한 게 주효했다. 매출은 3% 줄어든 4560억원을 기록했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이 70% 이상 감소했다. 한섬의 3분기 매출은 3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고,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73%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매출은 31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75% 줄었다.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의류시장 위축 상황은 동일했지만, 양사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한섬은 해외 브랜드 론칭, 영업망 확대 등 신규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 컸던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일부 해브랜드 계약 종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역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2479억원으로 1% 느는 데 그쳤고, 영업손실은 영업손실은 99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아웃도어 성장에 따라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신규 브랜드 론칭을 비롯해 기존 브랜드 리뉴얼, 골프 시장 약세 등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LF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F의 올 3분기 매출은 4228억원,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5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성장전략 통할까

패션업계는 해외 수입브랜드 독점 유통권 등 신규 브랜드 론칭, 국내 유통망 확장, 브랜드 앰버서더 신규 기용 등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4분기는 패션 성수기로 여겨져 왔지만, 경기침체 여파를 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F는 최근 주요 브랜드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앰버서더에 배우 고윤정을 발탁해 여성 아웃도어 수요 공략에 나섰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등의 국내 유통망을 확장키로 했다. 백화점 3곳을 비롯해 내년 상반기엔 스타필드 수원점, 코엑스 등에도 입점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한섬은 자체 국내 브랜드 위주에서 작년 말부터 신규 해외패션 브랜드들과 연이어 계약을 맺으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연내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여 개까지 늘리고, 향수 등 잡화 카테고리 상품군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자사 대표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도 추진 중이다. 한섬은 2027년 내 해외패션부문 매출 규모를 1조원 대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새롭게 도입한 패션과 뷰티 브랜드의 실적 효과가 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연이어 프랑스 럭셔리 패션 '꾸레쥬', 미국 액티브웨어 '뷰오리',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뷰티' 국내 판매를 시작했고, 연내 수입패션 1개와 수입화장품 2개 이상을 추가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의 글로벌화도 추진 중이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분기부터 이탈 브랜드 영향 줄어들면서 전사 마케팅비 감축, 비효율 사업 정리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도 올해 하반기 3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 만큼 신규 브랜드와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등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코오롱몰의 매출 확대를 통해 이익 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한 패션업계 전반의 성장 한계도 관측되고 있다. 앞선 정지윤 연구원은 "(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이자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경우 내수 패션 시장의 소비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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