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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24]반전은 없었다…제자리걸음한 주류업계

  • 2024.12.30(월) 16:08

2024 주류업계 결산
신제품 켈리·크러시 성과 미미
가정시장선 RTD 하이볼 인기

그래픽=비즈워치

맥주는 미풍

주류업계는 올해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맥주 시장에서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기대됐다. 지난해 말 잇따라 대형 제품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신제품 맥주 켈리를 앞세워 올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5% 가까이 끌어올린 만큼 올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 오비맥주의 카스를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롯데칠성도 지난해 말 신제품 맥주를 내놨다. 빙산 모양의 독특한 병과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내세운 맥주 크러시다. 오비맥주도 한맥의 리뉴얼을 단행하며 경쟁사들의 신제품 경쟁에 맞불을 놨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시장 구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여전히 시장 1위는 카스였고 2위는 테라였다. 업계 1, 2위가 바뀌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켈리가 올해 들어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러시는 판매 부진에 당초 유흥 시장을 선공략하겠다던 전략을 버리고 가정 시장용 제품을 내놨다. 

다만 칼로리와 당류를 줄인 '라이트' 맥주는 올해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며 맥주 시장의 외연을 넓혔다. 오비맥주가 2월 카스 라이트의 리뉴얼을 단행한 데 이어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라이트 맥주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라이트 맥주가 시장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류에 오른 제품인 만큼 국내에서도 향후 라이트 맥주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롯데칠성의 신제품 맥주 크러시/사진제공=롯데칠성

소주 역시 2022년 말 출시된 롯데칠성의 새로가 올해 들어서는 점유율 확대에 실패하며 지난해 상황에서 크게 변동이 없었다. 지난 9월 오비맥주가 신세계L&B의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소주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대중을 겨냥한 희석식 소주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지각변동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편의점은 여전히 '하이볼' 시대

코로나19 시기 시작된 위스키 열풍은 엔데믹과 함께 한층 사그라들었다. 맥켈란이나 발베니 등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위스키 공급도 안정화됐고 2만~3만원대 중저가 위스키도 다시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하이볼 트렌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무대를 편의점으로 옮겨왔을 뿐.

올해 편의점업계 최고 히트 상품은 '생과일 하이볼'이었다. 레몬조각을 넣은 하이볼 캔은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CU의 생레몬 하이볼은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 개가 팔렸다. 이후 생라임 하이볼, 생청귤 하이볼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CU의 기타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 비중도 10%를 돌파하며 전통주와 위스키를 따라잡았다.

일본에 수출된 CU의 생레몬 하이볼/사진제공=BGF리테일

위스키 제조·수입업체들의 마케팅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스트레이트나 언더락 등의 방식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다면 최근엔 위스키에 토닉워터, 믹싱글라스를 끼워 주거나 클럽·DJ와 손잡고 하이볼 행사를 여는 등 '하이볼로 먹기 좋은 위스키'로 이미지를 바꾸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하이볼 트렌드가 짧게 끊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음주에도 '래칫효과'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번 도수를 낮춘 소비자는 다시 고도수 주류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이볼은 알코올 도수가 5~9도로 소주나 와인보다 낮고 맥주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하이볼 외 저도수 선택지가 많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볼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전의 과일소주 때와 달리 도수가 낮아 음용이 간편하고 위스키를 바꾸거나 부재료를 더하는 등 다양한 응용 방법이 있어 쉽게 질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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