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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24]외국인 돌아오는데…면세점·카지노 엇갈린 명암

  • 2024.12.31(화) 16:41

2024년 면세·호텔 등 관광시장 결산
외래 관광객 급증에도 씀씀이는 줄어
적자 낸 면세점…카지노는 고공성장

외국인의 귀환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물밀듯이 들어오며 국내 관광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계속 늘고 있고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1~11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총 1509만876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1.1% 늘었다. 특히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관광 목적의 외래관광객 수는 1241만7814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4.9% 늘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2019년에는 연간 1750만2756명의 외래방문객이 한국을 찾았다. 이 중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사람은 1241만4348명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수입(방한 외래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금액)도 확대됐다. 올 1~11월 관광수입은 138억28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성장했다.

다만 관광수입 증가율이 방한 외래방문객 성장세보다 현저히 낮아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으나 이들의 씀씀이가 줄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11월 1인당 관광수입은 1006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29.0% 낮은 수치다.

황금알 낳던 거위였는데

면세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면세점에 방문한 외국인 수는 급증했지만 이들의 지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2614만3496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1.3%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이용객은 857만9640명으로 59.4% 증가했다. 내국인 이용객 수 증가율(20.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높지 않았다. 1~11월 면세점 매출은 12조9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매출액이 10조10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1~11월 외국인 1인당 매출액은 117만원으로 지난해(184만원)보다 낮다.

이는 면세점에서 씀씀이가 큰 단체 관광객이 줄어드는 반면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8년 만에 방한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들어온 사례는 손에 꼽는다.

각 면세점들의 실적도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매출 증가는 크지 않은데 임대비용 등 고정비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올 1~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9.1%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922억원이나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 TR부문)은 1~3분기 매출액이 14.7%나 감소한데다 373억원의 손실을 내며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신세계면세점도 1~3분기 매출은 1.3% 늘었으나 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희망퇴직을 받는 한편 롯데월드타워 영업점의 면적도 축소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지난 21일부터는 부산점의 주말 영업을 중단했다.

호텔·리조트 성장

반면 카지노업계는 '큰손'인 외국인 VIP들이 돌아오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관광개발은 1~3분기 매출액이 361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무려 63.7%나 성장했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6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카지노 사업(제주 드림타워 엘티카지노)이 가파르게 성장한 덕분이었다.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사업의 1~3분기 매출액은 2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했다.

파라다이스 역시 카지노의 성장이 돋보였다. 파라다이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0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성장했다. 특히 복합리조트 부문(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가 23.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복합리조트 부문에는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가 포함돼 있다. 

파라다이스의 서울 장충동 플래그십 호텔 조감도. / 사진=파라다이스

주요 호텔들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갔다. 롯데호텔의 1~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매출액도 전년보다 15.3% 성장했다.

호텔·리조트업계는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의 모기업인 GS리테일은 호텔 관리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달 GS피앤엘을 세웠다. 호텔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0년부터 위탁운영 하던 여수 벨메르 호텔을 지난 7월 563억원에 매입했다. 또 파라다이스그룹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서울 장충동에 럭셔리 호텔을 세우기로 발표했다. 파라다이스가 서울 시내에 호텔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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