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dn.bizwatch.co.kr/news/photo/2024/08/30/adeb017253c710047c16a70f3d3d5340.jpg)
영원무역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자전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자회사 '스캇'을 둘러싼 2대주주와의 분쟁을 매듭짓고, 추가적인 지분 매입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이를 통해 스포츠 브랜드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손 들어준 ICC
영원무역은 지난 6일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스캇의 창업주이자 2대주주인 비아트 자우그의 중재 반대신청을 모두 기각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주주 간 계약에 있어 비아트 자우그의 위반 행위가 중대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며 "비아트 자우그가 가지고 있는 스캇 지분에 대한 자사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이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https://cdn.bizwatch.co.kr/news/photo/2025/01/06/4b2b7c152dca58e7e69d9ca4c1943c62.jpg)
이번 사건은 영원무역이 2022년 9월 ICC에 비아트 자우그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앞서 영원무역은 2013년 스캇의 지분 20%를 매입하며 자전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후 2년 뒤인 2015년 30.01%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을 얻게 된 영원무역은 기존 스캇을 이끌고 있던 비아트 자우그와 주주 간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에는 공동운영을 포함한 이사회의 구성·운영, 거래 후 10년 이내 지분양도 제한, 우선매수권(ROFR), 콜옵션 행사 등이 담겼다.
그러나 2022년 9월 영원무역은 스캇의 공동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며 ICC에 중재를 제기했다. 비아트 자우그가 주주 간 계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비아트 자우그 역시 해당 사안을 공시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 영원무역이 자율공시를 통해 대외에 알렸다는 이유로 이듬해 중대반대를 청구했다. 당시 일각에선 비아트 자우그가 패소를 염두에 두고 높은 가격에 스캇의 주식을 매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https://cdn.bizwatch.co.kr/news/photo/2025/02/07/af78ab08588c838d1fd27eb09f6809ef.png)
하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영원무역은 스캇의 주주 간 계약 문제를 약 2년 반 만에 마무리를 짓게 됐다. 비아트 자우그가 보유하고 있는 스캇 지분(47%)에 대한 콜옵션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추가적인 주식 매수가 완료되면 영원무역의 보유 지분율은 100%에 가까워진다. 공동운영 체제도 종료된다.기회 혹은 위기
영원무역은 자전거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란 입장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는 만큼 시장 상황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력인 의류 사업의 성수기 시즌은 하반기인 반면, 자전거 수요는 상반기에 몰려있어 업황 부진을 서로 상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영원무역의 재무구조가 되려 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영원무역은 이미 인수 이후 스캇에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스캇의 원활한 사업 운영과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서다. 이 같은 명목으로 최근 5년간 영원무역이 스캇에 쏟아부었던 자금만 자그마치 6438억원이다. 여기에 스캇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3400억원 수준의 채무 보증도 남아있는 상태다.
![](https://cdn.bizwatch.co.kr/news/photo/2025/01/06/d0af161276bf177a42d96d0044518532.jpg)
이 같은 영원무역의 전방위적인 지원에도 스캇의 유동성은 악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던 자전거의 인기가 시들면서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스캇은 2022년 말 1402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355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3분기에는 1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저하에 따라 2022년 132.7%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75.4%로 42.7%포인트 상승했다.
영원무역이 스캇의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투입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영원무역은 스캇의 지분 절반을 확보하는 데 1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썼다. 무엇보다 비어가는 현금 곳간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원무역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2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6% 감소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스캇의 지분 인수 금액은 기존에 체결한 주주 간 계약 절차에 따라 취득주식 가치를 산정한 이후 결정될 것"이라며 "스캇은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투자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