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필립모리스가 2년 5개월 만에 양산공장의 문을 다시 열었다. 신제품 '센티아'의 전국 출시에 맞춰 비연소 담배의 제조 과정을 외부에 공개해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양산공장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12개국에 수출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400억개비에 달한다. 현재 비연소 제품과 연소 제품의 생산 비중은 6대 4로, 비연소 제품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테리아'에 이어 센티아까지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만큼 양산공장을 '대한민국의 비연소 혁신 심장'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다.
프라이머리 공정 공개
지난 8일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을 방문했다. 공정을 견학하기 전 작업복과 작업화, 경안전모, 소음 속에서도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어폰을 착용했다. 생산 기밀을 볼 수 있는 만큼 내부촬영 방지를 위해 휴대폰 반입도 불가했다.
이번 공장 공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기존의 '세컨더리 공정(완제품 조립)'을 넘어, '프라이머리 공정(원료 가공)'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프라이머리 공정은 담뱃잎과 줄기를 혼합·분쇄해 비연소 제품의 핵심 원료인 '캐스트 리프(Cast Leaf)'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생산동 입구부터 담뱃잎 향이 진동했다. 프리아머리 공정에선 먼저 담뱃잎을 컨베이어에 통과시켜 보관창고로 이동시켰다. 이후 '슈레더'라는 장비가 종이 파쇄기처럼 담뱃잎을 잘게 풀어줬다. 그 다음 원뿔 모양의 흡입장치가 이물질을 빨아들여 제거했다. 또 초벌 가공 라인(CGL)에서는 담뱃잎과 줄기를 배합비율에 따라 혼합 후 1차적으로 분쇄했다.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자 대형 두루마리 휴지처럼 생긴 펄프가 감겨 돌아가고 있었다. 주황색을 띄는 이 펄프들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핵심 재료인 캐스트 리프다. 연소 담배가 담배가루를 말아 스틱으로 생산된다면, 이는 '태우지 않는' 담배의 다른 생산 과정이다.

프라이머리 공정 후 이어지는 세컨더리 공정에서는 캐스트 리프를 막대 형태로 가공하고 필터를 결합해 최종적으로 담배 스틱을 완성한다. 이번 견학에서는 센티아 대신 기존 제품인 '테리아' 멘솔향 공정이 시연됐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두 제품이 동일한 설비와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두 개비가 하나로 붙어 있는 '더블 스틱' 형태로 완성된 제품은 절단기를 거쳐 낱개로 나뉘고, 자동 포장기를 통해 담뱃갑 형태로 출고된다.
공정 전반에 걸쳐 품질관리에 대한 집착도 엿보였다. 각 제조 단계별로 설치된 자동 품질관리 장비는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생산라인에서 제거한다. 완제품 역시 분 단위로 샘플링 검사를 거치며, 불량 판정 시 소각·폐기된다. 별도의 품질 실험실에서는 필터 패드에 담배 연기를 포집한 후 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하는 등의 검사가 상시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다 보여준 이유
한국필립모리스가 이번 공장 견학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최근 출시된 신제품 '센티아'의 품질관리였다. 센티아는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 제품이다. 기존 전자담배 사용자보다는 연초 담배 사용자들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센티아의 가격도 기존 비연소 담배인 '테리아'보다 300원 저렴한 4500원으로 책정했다. 김기화 한국필립모리스 커뮤니케이션 상무는 "센티아는 클래식한 맛으로 연초와의 유사성을 높였다"며 "테리아의 경우 18종으로 센티아(4종)보다 다양한 종류를 갖춰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양산공장을 '비연소 혁신의 허브'로 키우며, 국내 흡연자의 비연소 제품 전환을 유도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비연소 제품을 사용하는 흡연자는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비연소 담배 시장의 성장 여지는 남아있다.
아시아 태평양 비연소 담배의 심장
23년째 운영 중인 양산공장은 약 7만㎡ 규모다. 현재 전세계 51개 필립모리스 공장 중 동아시아 지역의 유일한 생산시설이다. 본사가 공장 운영 비용이 저렴한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전하지 않는 이유 역시 한국 시장 규모와 주변 수출국 대응 역량을 고려한 결정이다.

양산공장은 지역 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사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한국필립모리스는 전국적으로 약 500여 개의 국내 협력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 중 144개는 양산, 부산, 울산 및 창원 지역 기업이다. 또 전체 공장 인력의 약 93%를 지역 인재로 채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수출 확대에 따른 지역사회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아 아흐메드 카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장은 "양산 공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라 '비연소 혁신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센티아의 전국 출시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 여정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양산 공장의 DNA가 집약된 센티아에도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