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두 은행은 ‘인위적인 인원 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고용 보장과 근로조건 유지, 외환은행 독립 경영 유지를 위한 노력 등 3개 항을 외환은행 노조에 공개 제안했다. 이 제안으로 노조가 쉽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는 의문이다. 몇 개의 그래프로 사측과 노조의 이와 관련된 쟁점 요인을 살펴봤다. 자료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상의 데이터로 지난 3월 말을 기준이다.
◊ 과도하진 않지만 효율적이지도 않은 영업점포와 임직원 수
전체적으로 영업점포가 과도하다고 볼 순 없지만, 효율적이지도 않다.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신한은행을 기준으로 하면 점포 통폐합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조기 합병의 정신을 높이 산다면 고도의 테크닉을 발휘한 점포 리빌딩이 필요하다.
전체 임직원 숫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1만 6927명으로 국민은행(2만 1114명)보다는 많이 적다. 하나•외환의 일반 직원은 1만 3316명으로 신한은행(1만 3374명)과 비슷하다. 일반 직원은 비슷한데 총 직원 수에서 차이가 큰 것은 별정 직원(3528명)으로 분류한 숫자 때문이다. 하나•외환은행이 별정 직원은 경쟁 은행(400~500명 수준)보다 월등히 많다.
일반 직원을 책임자와 행원으로 나눠보면 일반 직원 중 책임자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이사대우로 분류한 임원진이 절대적으로 많다. 이사대우만 두 은행 합쳐 67명이다. 신한 11명, 우리은행 10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하나•외환은행의 조직이 늙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다. 직제 분류상의 차이일 수도 있고, 실제 나이별 분포는 다를 수도 있다.
여느 합병 사례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효율성과 통합 정신 중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통합 정신을 우위에 두더라도 조직이 감내할 수 있는 부담 수준인지 아닌지와 관련해선 경영진과 노조의 생각이 다를 수 있어 항상 갈등의 핵심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