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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신제윤, 낙점 임종룡 그리고 최경환의 힘

  • 2015.03.12(목) 13:33

금융위원장 교체로 낡은 금융 보신주의 타파 속도
명실상부한 최경환 체제 구축으로 경기부양 탄력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마치고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다. 반면 행정고시 동기로 박근혜 정부 취임과 함께 금융수장을 맡아온 신제윤 현 금융위원장은 옷을 벗는다.

금융권에선 이번 금융위원장 교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적한 금융 보신주의 타파에 더 속도를 내는 한편 명실상부한 최경환 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경제라인의 확장적 경기부양 정책 공조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예상 밖의 신제윤 낙마

사실 지난달 17일 개각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낙마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KB금융 사태 등으로 교체설이 끊이지 않긴 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이 기술금융과 핀테크 등 청와대가 주문한 과제들을 앞장서서 충실하게 이행했고, 그동안 금과옥조로 여기던 부동산 대출 규제마저 무장해제를 하면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던 탓이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에선 신 위원장이 낙마한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추측이 나왔다.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의 책임을 뒤늦게 물었다거나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과 관련해 말 바꾸기로 신뢰를 잃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 명실상부한 최경환 체제 구축

이 가운데 최경환 부총리의 역할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금융업이 뭔가 고장 났다”면서 강하게 불만을 터트렸다. 핀테크나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도 “이것 갖고는 안 된다”면서 외환위기 직후 금융개혁위원회 수준의 과감한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이 발언은 신제윤 위원장에 대한 질타로 해석할 수 있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기술금융과 핀테크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올해 업무계획 역시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금융개혁을 화두로 내걸긴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권 인사에 입김이 센 최 부총리가 자기와 손발을 맞추기 쉬운 인물을 금융위원장으로 민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임종룡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경제•금융 정책 라인 수장을 모두 연세대 출신이 독식하게 된다.

◇ 최경환•이주열 찰떡궁합 자랑

최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최 부총리가 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면 이 총재가 바로 화답하는 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12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최 부총리의 디플레이션 우려 발언에 화답했다. 시장에선 그동안 금리 인하 시그널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달에 시그널을 준 후 4월쯤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한국은행은 여지를 두지 않았다.

임종룡 내정자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낡은 보신주의 타파와 함께 금융개혁을 내세우면서 최 부총리의 발언에 곧바로 동조하고 나섰다. 반면 핀테크나 인터넷은행에 대해선 보안과 실효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거리를 뒀다.

◇ 확장적 경기부양 공조 더 강화

임 내정자가 이번 주 금융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경제라인의 확장적 경기부양 공조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임 내정자가 제안한 가계부채 협의기구가 주목받고 있다. 경제라인 수장들이 정책 공조에 나설 수 있는 공식적인 틀거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임 내정자가 가계부채 정책 공조를 통해 금융위에 쏠린 책임과 역할을 분산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이 협의기구를 통해 최 부총리가 오히려 경기부양 기조를 더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임 내정자는 이미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기조엔 손댈 의사가 없으며, 미세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가계부채보다는 경기부양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한국 경제에서 금융부문의 역할론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임 내정자의 금융정책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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