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물가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일부 금융통화위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지난달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서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적절한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와의 송년 만찬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새해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과잉 문제와 과다한 부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올라가고 있고 장기 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과거 버블 때와는 달리 펀더멘탈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이성적 과열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반면에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근본 원인이라는 또 다른 반론도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금융 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한국은행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가상통화는 법정 화폐로 보기는 곤란하다"며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같은 견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중앙은행이 모여서 얘기할 때마다 그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가상통화의 확대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가상통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면 그것이 중앙은행 통화정책이나 지급결제 시스템, 금융안정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올린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해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는 통화정책 운영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의미가 큰데, 근원물가가 조금 상승하다가 지난달에 주춤했다"며 "성장의 흐름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린 것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을 할 때는 약간의 쇼크도 걱정할 수 있는데, 11월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서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적절한 시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 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제가 기대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