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간편 송금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기로 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경영에 어느 선까지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 지분 투자에 머물렀던 국민은행·우리은행과 달리 신한금융은 주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신한금융과 토스가 만든 인터넷전문은행의 승패는 추가로 어떤 혁신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 추진단을 꾸려 컨소시엄 구성과 지분율, 자본금 규모 등 논의에 착수했다. 1대주주는 비바리퍼블리카, 2대주주는 신한금융이 맡고 추가로 혁신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인다는 밑그림은 그린 상태다. 업계에선 현대해상·다방·쏘카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단순히 지분투자에만 머물지 않고 2대 주주로서 주도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도록 전략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첫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주구성을 보면 은행은 단순 지분 투자에 머물러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3.79%를 각각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경영권은 카카오와 KT가 쥐고 있다.
출범 당시 인적 교류 외엔 특별한 사업적 교류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10여명, 우리은행은 30여명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이직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범당시 인적교류를 빼고나면 이후엔 특별한 사업 시너지는 없다"며 "단순 지분투자"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수익성을 보고 지분 투자에 나섰지만 신한금융의 경우 경영참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조용병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취임이후 추진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투자가 단행되는 것이다.
여기에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규모를 보면 신한금융의 입지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017년 기준 비바리퍼블리카 자본은 247억원에 불과하다. 작년말 해외에서 900억원을 투자를 받는 등 자본규모는 커졌지만 1조원 넘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인터넷전문은행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쟁사 사례를 보더라도 카카오뱅크 자본금은 출범당시 2500억원에서 현재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지분을 늘리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법 37조를 보면 은행은 다른 회사 등의 의결권 있는 지분 15% 이상을 가질 수 없다. 15% 출자제한을 피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도 금융지주가 자회사 외의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막고 있다.
업계에선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가 만든 컨소시엄에 어느 업체가 추가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사업 성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가 간편 송금으로 가입자를 1000만명 이상 끌어모았지만 최근 카카오톡에 간편송금 기능이 더해지면서 토스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토스가 은행보다 송금하기 간편했지만 지금은 카카오톡이 토스보다 더 송금이 간편해졌다"며 "신한금융이 토스 외에 다방이나 쏘카 등을 끌여들여 하나의 플렛폼을 만들 것으로 보이는데 누가 컨소시엄에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